[본 기사는 12월 31일(14:2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이 최근 발표한 3조원대 자구계획안에 핵심 과제로 포함된 현대증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낙에 시장에 많은 증권사 매물이 쏟아져 나와 있어 제 가격을 받기 힘든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예상 매각대금이 장부금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매각과 동시에 실현손실이 되면서 오히려 현대그룹에 더 부담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가진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9%와 우선주 13.5% 등 합산 지분율 22.4%가 거의 전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그룹 특수관계인 9명이 현대증권 주식을 일부 갖고 있지만 모두 합해도 0.1% 수준으로 미미하다.
지난 30일 종가 기준 현대증권의 시가총액은 보통주 9945억원, 우선주(현대증권2우B) 3890억원 등 합계 1조3835억원이다.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보유지분 22.4%의 시가 평가액은 3103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장부금액이 시가 평가액보다 배 이상 높다는 점에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대상선 반기보고서 상 현대증권에 대한 장부금액은 6376억원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시가 평가액이 장부금액의 49%에 불과한 셈이다.
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현재 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많이 쏟아진 상태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15% 정도만 감안하면 매각대금은 3568억원으로 장부금액 대비 56% 수준이다. 통상적인 경영권 매각 프리미엄 30%를 반영한다고 해도 현대증권 매각으로 현대상선이 확보할 자금은 4034억원으로 장부금액 대비 63%에 그친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계열사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현대그룹으로서는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을 매각하는 순간 장부금액 대비 매각대금 간 차이가 실현손실이 되면서 오히려 그룹에 더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시장에 워낙 증권사 매물이 많이 풀린데다, 2년 전 대규모 증자로 현대증권의 덩치가 커진 반면 수익성은 나빠져 매물로서 매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3조3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내놓으면서 현대증권,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 등 금융 3사를 매각해 7000억원~1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우람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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