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법원 부동산 경매에 유입된 자금이 17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금이 치솟자 내 집을 싸게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올해 경매시장 낙찰가 총액이 17조13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존 낙찰가 총액 최고치였던 2009년 16조72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지난해 15조1247억원보다 13.3% 증가한 금액이다. 지역과 물건별로는 수도권 아파트 경매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 총액은 3조6181억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지난해 3조523억원보다 5658억원(18.5%) 증가한 것으로 1년 만에 낙찰가 총액이 5000억원 이상 늘었다.
낙찰된 물건도 1만2403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으며, 입찰자 역시 8만376명에 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 아파트 경매시장 역시 입찰자는 3만7584만명으로 지난해 3만6381명보다 소폭 늘었고, 입찰경쟁률도 5.9대1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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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경매의 매력'이 전세난 속에서 부각된 덕분이다. 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온 아파트가 많아 수요자들의 선택폭도 크게 늘었다.
경매에 처음 나온 아파트 신건 수는 3년 연속 증가한 끝에 올해 역대 최다인 1만4157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가세했고, 최근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정부 정책이 더해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경매 열기가 높아졌다고 부동산태인은 분석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중소기업들의 공장시설이나 토지, 오피스 빌딩 등이 저렴하게 나오면서 투자 중심의 경매도 활발히 이뤄졌다.
공장시설 낙찰가 총액은 1조9633억원에서 2조6386억원으로 6753억원(34.4%), 토지는 3조442억원에서 3조3020억원으로 2578억원(8.5%)이 늘었으며, 업무시설도 2517억원에서 3913억원으로 1396억원(55.5%) 증가했다. 근린시설만 3조5060억원에서 3조4866억원으로 소폭(0.4%) 줄었다.
업계에서는 내년 경매시장 열기가 올해보다 더 뜨거워
일단 경매물건 수가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경매사건은 10만6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0월, 9만9075건)보다 1600건가량 더 많았다.
또 경매가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인 사건이 7만9385개로 이미 지난해 12월 말 집계된 7만5765개를 넘어섰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