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9일 행복주택 지구지정 안건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시한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행복주택 2만4000가구에 대해 사업승인을 하기 위해 예산까지 신청한 상태인데 주민 반발로 사업에는 진전이 거의 없었다.
지난 5월 7개 시범 지역 발표 후 6월 행복주택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으나 공청회 때부터 주민 반발이 거세 일단 8월 반대가 상대적으로 덜한 오류ㆍ가좌지구를 행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이후 7개월 만에 나머지 5개 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이 이뤄진 것이다.
집권 1년이 지났는데 행복주택 건설사업 실적이 전무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국토부는 지난 3일 행복주택 규모를 20만가구에서 14만가구로 줄인 바 있다. 14만가구를 5년간 사업승인하면 연간 2만8000가구는 처리해야 하는데 아직도 실적은 0건이다. 국토부가 지자체장에게 주민 선발권까지 일정 비율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그만큼 다급하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 반대가 여전히 심할 것으로 보고 지자체장을 통해 주민들을 설득해보려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지자체장들로서는 행복주택 입주선발권이란 당근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부분 지자체장이 자기 지역 주민들에게만 행복주택을 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목동ㆍ송파ㆍ잠실 등 주거지로 인기 있는 지역에
주민 반응은 강경하다. 황규돈 공릉 행복주택 건립반대 비대위원장은 "이번 지구 지정은 날치기"라며 "다른 지구와 연대해 행정소송ㆍ가처분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아직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단계가 남아 있는 만큼 계속해서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