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기자의 소비자 이기자] 멀쩡하다던 5천만원 중고車, 알고보니 물먹었어?

박지석(52세, 가명)씨는 지난 7월 대구의 한 중고매매상사에서 2008년식 렉서스 중고차를 5000만원에 구입했지만 판매처에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구입시 중고자동차성능과 산태점검기록부에는 침수 및 사고 흔적이 없다고 기재돼 있었으나, 운전 중 엔진소음 등이 발생해 렉서스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다가 침수 이력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처 직원은 매입시 본인도 침수차량인 줄 알지 못했다면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집중 폭우와 연이은 태풍으로 자동차 침수피해가 약 1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중고시장과 자동차 관련 카페에는 침수 차량을 고가에 사겠다는 광고 글이 올라오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침수이력 미고지 관련 민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2012년 8월 28일까지 침수이력을 숨기고 판매된 중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접수가 767건에 달했다.
이런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고차 구매예정인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침수차모습/사진제공=삼성화재]
우선 중고차 구입 시 허가된 중고차 매매업소의 관인계약서를 작성하고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중고차의 거래에 있어 관인계약서는 소유권이전, 제세공과금 부과, 분쟁발생시 손해배상 책임 주체 판단에 중요한 사항이므로 반드시 받아둬야한다.
중고차 성능과 상태점검기록부에 침수흔적이 없다는 점검에 대해 맹신하지 말고 점검된 내용이 실차와 동일한지 확인한다. 점검내용만 믿지 말고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여 점검된 내용이 실차와 동일한지 여부에 대해 꼼꼼히 확인 후 계약한다.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를 조회해 침수차량 여부를 확인한다. 침수된 차량이 자차보험으로 수리된 경우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를 통해 침수차량 여부를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현저하게 저렴한 가격의 중고차는 가급적 계약하지 않는다. 자차보험으로 침수된 차량이 전손으로 처리될 경우 폐차 또는 경매시장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은데, 침수부분을 형식적으로 수리해 소비자에게 매매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세보다 현저하게 저렴한 가격의 중고차는 가급적 계약하지 않는 것이 좋다.
중고차 판매사원의 침수흔적이 없다는 설명에 대해 ‘침수차량으로 확인되면 100% 환불하겠다’는 특약사항을 계약서에 명기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만약 판매처가 보상을 기피할 경우 신속하게 한국소비자원 등 관련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차량 실내에 곰팡이 또는 악취가 없는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안쪽에 진흙 흔적이나 물때가 있는지, 차량 구석구석 모래나 진흙 또는 녹슨 흔적이 있는지, 엔진룸 등 배선 전체가 새 것으로 교환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침수차량을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