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을 저소득 취약계층에 한정하고, 소득수준이 높은 고가 전세주택 세입자는 매매시장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3일 오후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전월세시장 구조 변화와 가계부실 가능성’ 정책컨퍼런스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세보증제도에 대해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서울시 경제학부 김영식 교수는 KCB(코리아크레딧뷰로)의 2013년 3월 기준 차주단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자금 대출자는 주택담보대출자와 비교했을 때 급여 소득자 비중이 매우 높으며 전반적인 소득수준이나 소비수준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세보증 공급을 저소득 취약계층에 한정해 소득이 높은 잠재적 주택수요계층을 전세시장에서 매매시장으로 유도해 주택 매매 및 전세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세보증대출한도를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보호를 위한 수준으로 제한해 소득수준이 높은 고가 전세주택 세입자를 매매시장으로 유도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김 교수는 “전세자금대출은 30대가 과반수에 육박하는 반면 주택담보 대출은 40대 이상이 다수로 나타나 주택구입 초기비용 축적여부가 주택구매의 중요 결정요인일 가능성이 있다”며 “상당수의 전세자금대출자는 주택구매 여력이 있지만 전세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변화에 맞는 금융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고 단기적인 불안에 따른 지원은 최소한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임대시장과 관련, 단기적인 전세가격 급등으로 인한 매매 및 (보증부)월세 시장으로의 이동수요에 대한 세제지원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월세와 관련해 간접적으로 금융비용이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금융지원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도 개진됐다.
한국은행거시건전성분석국 성병희 국장은 “현재 국내 가구들의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관련 규제가 가계부실을 사전에 차단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어 탄력적인 적용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