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9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1년 넘게 끌어오던 한국전력공사와 국민연금간 8000억원 규모 해외 인수합병(M&A) 사모펀드(PEF) 결성이 내달중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총수의 구속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던 CJ그룹의 1조원 규모 펀드 조성도 최종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등 국민연금이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추진해온 M&A 펀드 결성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연내 한전과 8000억원 규모 코퍼레이트 파트너십 펀드를 결성키로 하고 막바지 조율 작업을 진행중이다. 늦어도 내달중에는 세부 계약 조건 등이 담긴 공동투자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코퍼레이트 파트너십이란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 M&A나 투자에 나설 때 국민연금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양자가 동일금액만큼 1대1 매칭 투자 형태의 공동 펀드를 결성하는 투자 방식이다.
국민연금과 한전은 각각 2000억원씩을 부담해 최대 4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공동투자 펀드 2개를 만들 계획이다.
펀드 둘중 하나는 해외 발전소 지분 투자 목적으로, 나머지 하나는 발전용 원재료인 석탄 등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한전은 전임 김중겸 사장 시절 부터 코퍼레이트 파트너십 펀드 결성을 추진했지만 전력난과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비리 사태, 밀양 송전탑 공사 등 대내외적인 이슈에 휩사이며 국민연금과의 펀드 결성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한전과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의 펀드 결성 승인이 난지 벌써 1년이 다 된 만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내달까지 투자약정을 맺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CJ도 총 1조원 규모 해외 투자 펀드 결성을 위해 최종 계약서 내용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진행중이다. CJ는 지난 2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의 펀드 결성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그룹 회장의 구속사태로 펀드 결성이 당초 계획보다 반년 이상 미뤄졌고 최근들어 다시 논의가 재개 됐다. 펀드 결성이 지연되면서 CJ측의 해외 투자 계획에도 일부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연금과 투자약정서에 서명한 인천공항공사도 4000억원 규모 코파 펀드 결성에 성공해 해외 공항 지분 투자 등 본격적인 투자 대상 물색에 나섰다. 이밖에 올들어 투자위원회를 통과한 풀무원, 넥센, LG생명과학 등도 각각 4000억원 규모 해외 M&A 펀드 결성을 마무리
IB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개별 이슈와 국민연금의 최고 책임자들의 연이은 교체로 지연되던 코파 펀드 결성 작업이 관련 이슈들이 정리되면서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이에 힘입어 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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