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수장이 교체된 3개 회사는 CEO 평균 나이가 기존 58세에서 56.3세로 내려갔다. 또 삼성전자 '1등 문화'를 금융 계열사에 전파하기 위해 전자 출신을 전진 배치하고 자산운용 전문가를 기용한 것도 이번 인사 특징 중 하나다.
삼성그룹은 이날 인사에서 금융 계열사 5곳 중 매출 1~3위 업체 수장을 교체했다. 2011년부터 삼성생명을 이끌어 왔던 박근희 부회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를 맡으면서 금융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게 됐다.
대신 그 자리에는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이 배치됐다. 화재를 이끌던 수장이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을 맡은 전례가 있다. 배정충ㆍ이수창 전 삼성화재 사장이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김창수 사장은 삼성물산 등을 거치며 국외영업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고 2011년 삼성화재를 맡은 후에도 △자동차보험 중국 진출 △싱가포르 재보험 법인 설립 등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여 왔다. 생명보험 시장이 규제 등으로 인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추진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돌파구와 성장동력을 찾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충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인사담당 상무와 기계플랜트본부장 등을 거쳤다.
금융권 일부에서는 박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떠난 데 대해 '그룹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영향이 있었다는 추측을 내놓는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박 부회장이 CEO만 10년여 했고 삼성생명도 3년여 동안 이끌었던 점을 감안할 때 세대교체 취지에서 이번 인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민수 신임 삼성화재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거친 자산운용 전문가다. 2010년부터 삼성 금융사장단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아 금융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해 왔다.
삼성은 안 사장이 생명과 그룹에서 쌓았던 자산운용ㆍ전략수립 경력을 바탕으로 화재를 초우량 손해보험사로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사장은 경남고와 한국외대 포르투갈어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원기찬 신임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전자 북미 총괄 인사팀장, 디지털미디어 총괄 인사팀장, 본사 인사팀장 등을 거친 '인사통'이다. 원 사장은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도 삼성전자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최고경영진 생각"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에서 승진한 인사가 금융 계열사 대표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명 기자 / 김규식 기자 / 이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