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농우바이오 대주주인 고준호 씨는 최근 삼정회계법인을 매각 자문사로 정하고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유족 측은 가격만 맞을 경우 53%에 이르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할 의사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의 이번 경영권 매각 결정은 대규모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고 명예회장이 지난 8월 별세하면서 아들인 고준호 씨는 주식 649만주(45.4%)를 물려받게 됐다. 현재 고씨는 이와 별도로 지분 7.42%를 보유 중이다. 상속세 과세 기준가는 주당 2만5200원으로 확정됐는데, 이를 기준으로 50%의 상속세율을 고려하면 고씨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1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이 회사 시가총액은 3353억원인데 이를 기준으로 한 유족 측 지분가치는 1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고 명예회장 별세 후 동생인 고희영 씨와 고희붕 씨는 보유 중이던 지분 0.34%를 장내 매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약 53%에 이르는 유족 측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어 시가 대비 할증된 가격에 팔 수 있다"며 "지분을 쪼개 파느니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시장에 내놓는 게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고준호 씨가 아버지에 이어 정계 진출을 추진 중인 점도 이번 경영권 매각 추진의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 고씨는 선친의 유고로 치러지게 된 지난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으나 새누리당이 서청원 의원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다.
시장에선 현재 시가로 1000억원 수준인 고씨 측 지분이 전량 매각될 경우 약 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3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상속세 납부 재원은 무난히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고씨 측에서 상징적인 차원에서 소수 지분은 남겨둔 채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농우바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충분히 좋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도 "5년간 분납해야 하는 세금 중 내년에 낼 세금은 이미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주주가 당장 팔 계획은 없다"고
시장에선 농우바이오 인수 후보자로 몬산토, 골드만PE, 삼성그룹, 한화케미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미국 종자회사 업체인 몬산토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많다. 농우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778억원, 당기순이익 183억원을 달성했다.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