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늦춘 데 대해 '한국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파장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연준의 조치가 정부의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이지만 시장예상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만큼 국제금융시장이 어떤 영향을 보이는지 당분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 유관기관은 19일 추석 연휴에도 관련 기능을 중심으로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미국의 출구전략 연기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한국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출구전략을 좀 더 점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은 아시아 신흥국의 자금 유출 등 시장 불안이 진정될 가능성으로 연결되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좀 더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예정대로 이날 오전 은성수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을 주축으로 기재부 국제금융 라인과 국제금융센터가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점검합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 지표 및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움직임 등이 점검 대상입니다.
미 연준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 국가의 금융시장 반응 역시 체크, 한국시장에 순차적으로 미칠 영향을 예측해볼 계획입니다.
이날 미 연준의 결정에 시장은 일단 환호했다. 뉴욕증시는 1%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고 3대 지수 중 다우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원유와 미국 국채 가격도 올랐고 연준의 발표 전에 장이 끝난 금값은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습니다.
22일에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금융위·금감원, 한은,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 연준의 결정에 따라 추석연휴 이후 시장이 급격히 출렁이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등 반응을 보인다면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채권투자 비과세 폐지 등 이른바 '거시건전 3종세트'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이와 별도로 기재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의 주요 라인은 만약의 사태에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미 연준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경기 회복이 그만큼 빠르지 않다는 것일 수
미국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하는 등 경기 회복속도에 따른 경계감이 커진데 대해선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한국경제의 활력을 키우는데 정책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