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개인이 적립·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제도인 IRP가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대두되면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금융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계좌 수 늘리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상황을 최은진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개인이 직접 관리·운영하는 퇴직연금제도인 IRP제도.
지난 7월26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IRP제도는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했습니다.
금융사들은 앞 다퉈 IRP 계좌 유치에 나섰고, 그 결과 계좌 수는 단시간 내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7월 말 IRP가입자 수는 5만2,453명, 2개월 뒤엔 60만9,344명으로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언뜻보면 IRP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계좌 수에 비해 적립금 증가율은 턱없이 낮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간 IRP 적립금 규모는 겨우 3,000억 원, 7% 가량 늘었을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연금 사업자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계좌수 늘리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금융사들이 IRP 1등 회사라는 것을 앞세우기 위해 자기 직원들한테 계좌 만들게 하고, 거래처에도 '계좌 만들어 달라, 돈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IRP가 갑자기 60만 계좌가 됐으니 은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IRP계좌수 1등'이라는 타이틀을 얻기위해 금융사들은 내부직원 동원은 물론 타사 직원들과 계좌 바꿔 터주기 까지 하고 있습니다.
과당 경쟁 탓에 공 계좌만 늘어나는 현실에서 과연 은퇴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염려스럽습니다.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