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3일)은 가장 많은 672개 상장회사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예년보다 사외이사 교체가 부쩍 늘어났지만, 부적격 사외이사도 적지 않게 섞여 있습니다.
사외이사를 둘러싼 논란을 정광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얼굴마담 사외이사
사외이사들의 기본 역할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막고 전문성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인 사외이사는 상당수가 퇴직 공무원과 변호사, 교수 등 유력 인사로 채워져, 사실상 회사의 로비 창구가 됐습니다.
30대 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공무원 출신 비중은 40%에 육박했고, 판·검사나 국세청, 금감원 등 이른바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거수기 사외이사
이렇게 선임된 사외이사들에게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하는 건 애초부터 무리입니다.
사외이사는 '거수기'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실제 대기업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원안 가결 비율은 99%를 넘어, 사외이사의 존재를 무색하게 합니다.
▶ 인터뷰 : 이지수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
-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이나 지배주주에 대해 '노'라고 할 수 있는 과감한 위치에 가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독립성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이사회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멉니다."
또 부적격 논란
부적격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도 끊이지 않습니다.
롯데쇼핑, 한화케미칼 등은 계열사 임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SK이노베이션은 대주주를 대리하는 로펌의 고문을 선임합니다.
사외이사 선임이 일반적으로 비공개 추천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일부 인사들의 '자리 나눠먹기' 비판도 끊이지 않습니다.
▶ 스탠딩 : 정광재 / 기자
-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는 경영 감시를 통한 주주 권익 보호에 있습니다. 사외이사가 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할 때, 투자자들의 신뢰는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