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기게 희망을 품고, 삶의 끈을 이어가자.
MBN 자살 예방 연중기획 '끈끈이'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12일 직장 내 자살예방교육이 법적인 의무가 됐습니다.
인식개선과 함께 고위험군을 발견하면 전문기관으로 연계해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데요.
하지만 1년에 한 번만 하면 되는데다 민간기업은 대상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김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5년차 공무원 박지현 주임은 4년 전 구청의 상담실을 방문했습니다.
악성민원에 시달리다보니 마음 속 상처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당시 박 주임이 상담실을 자발적으로 찾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은평구청이 신규직원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시행한 '마음건강평가' 덕분에 전문가 상담도 가능했습니다.
▶ 인터뷰 : 박지현 / 서울 은평구청 주임
- "해결이 안 되는 답이 안 되는 이런 민원들을 어딘가 얘기할 곳이 필요했는데."
은평구청은 마음건강평가를 기존 저연차에서 고연차 직원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이곳에서 상담이 매주 한 번씩 진행되는데요. 자살예방교육이 의무가 되면 마음건강평가를 통해 선별된 직원들이 상담을 받게 됩니다."
강북구청 보건소에선 지난 5월, 50대 A 팀장이 숨졌습니다.
유가족은 A 팀장이 떠나고 나서야 직장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A 팀장은 팬데믹 시기 과중한 업무에다 특히 상급자의 냉대와 질타를 견디기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A 팀장 유가족
-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면 그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도 깜짝깜짝 놀라요."
자살예방교육 의무화가 지난 12일 시행됐지만 강북구청은 아직 직원 본인이 신청을 해야 '마음건강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강북구청은 A 팀장이 선별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됐는지, 상담사 연결 등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에 대해선 '개인 정보'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 인터뷰(☎) : 백종우 /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경고 신호라는 것을 심리부검을 하면서 설명을 듣고야 처음 듣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많은 직장에서 경고 신호를 놓치는 일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심리부검을 해보면 대부분 위험신호가 발견된다며, 사소한 스트레스도 방치하지 않는 제도가 직장 내에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k.co.kr ]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김혜영
그 래 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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