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에 있는 담양호는 전북 순창군의 섬진강 물을 받아 채울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런데 가뭄을 겪던 순창 농민이 도수터널 중간에 벽을 세워 물이 흐르지 못하도록 막았는데요.
서로 상생하는 길을 찾아 다시 물꼬를 텄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남 담양군과 전북 순창군을 잇는 도수터널 입구입니다.
신호와 함께 섬진강 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13년 만에 막혔던 물꼬가 터지자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쏟아져 나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터널에서 쏟아진 물은 인근 계곡을 거쳐 담양댐으로 유입되는데, 평균 저수율의 20%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1976년 담양호를 만들 당시 섬진강 물을 터널을 통해 4분의 1을 채우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러나 가뭄이 들자 순창 농민들이 물을 줄 수 없다며, 지난 2010년 도수터널 중간에 2m 높이 벽을 만들어 막았습니다.
이후 담양호는 해마다 절반도 물을 채우지 못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습니다.
담양군수가 직접 순창군수를 10차례 이상 만나 설득했습니다.
▶ 인터뷰 : 이병노 / 전남 담양군수
- "이 일을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전라남·북도 상생 프로젝트이다 보니까 나중에 많은 분이 협조를 해 주셔서 이런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반대로 담양군은 순창군의 농지가 가뭄을 겪으면 영산강에서 펌프를 이용해 필요한 물을 다시 보내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영일 / 전북 순창군수
- "농민들의 동의를 받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상생 발전 방안에 따른 통 큰 결단을 해 주셔서…."
담양호의 가뭄 걱정이 사라지자 농민들은 두 지자체의 상생을 크게 반겼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김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