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 아파트만 문제가 아닙니다.
입주를 보름 밖에 남겨 놓지 않은 새 아파트에 물이 새고, 창틀은 휘어져 언제라도 추락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부실 아파트가 논란입니다.
그런데도,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자치단체는 준공허가를 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천이백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한 아파트입니다.
입주를 불과 15일 남겨뒀는데, 거실 베란다 창문 한쪽이 내려앉았습니다.
이웃집 베란다 창문도 잠금장치가 맞지 않을 정도로 이탈 현상이 심하고, 대피공간 창문 역시 제대로 닫히지 않습니다.
꼭대기층 복층 세대의 유리 창문을 열게 되면 유리문이 추락 위험이 있을 정도로 창틀이 휘어져 있습니다.
"좀 더 가면 떨어져요. 이게 사람 사는 집 맞습니까?"
베란다 새시는 깨졌고, 펜트리와 연결된 벽도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숙연 / 입주 예정자
- "계약을 취소하고 위약금만 없으면 물리고 싶습니다."
고정식 식탁의 매립 콘센트도 도면과 다르게 설치됐습니다.
▶ 인터뷰 : 김태열 / 입주 예정자
- "식탁을 쓰지도 못하게 가운데다가 이렇게 해놨습니다."
물까지 새면서 방 문틀이 벌어졌고, 누런 녹물이 기둥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입주 점검을 앞두고 시공사가 부랴부랴 벽지를 붙였지만 누수는 열화상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습니다.
▶ 인터뷰 : 김정권 / 입주 예정자
- "방은 누수 때문에 불어 터져 있었고 저기도 지금은 더 심해지고…"
상황이 이런데도 사천시는 입주 예정일인 다음 달 6일까지 하자를 잡는 선에서 준공 허가를 내주겠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정재화 / 경남 사천시 안전도시국장
- "사용 검사를 그 기간 내에 안 하면은 입주민도 불편 사항이 있고 시공사도 불편사항이 있기 때문에 그 날짜에 하는 게 제일 적합하다고 봅니다."
감사원은 부실시공 의혹 아파트와 관련해 이달 말 사천시를 대상으로 감사에 들어갑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