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어제(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 52시간을 유연하게 개편하는 법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하겠고 밝혔습니다.
윤석열표 노동 개혁의 핵심 과제로 이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데 주 52시간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 영세 업체들은 대체로 반기면서도 기대만큼 좋아질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도에 최돈희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 하남시에 있는 한 스포츠용품 업체.
급한 납기 일정부터 영업장 관리, 잔업 모두 업체 대표의 몫입니다.
직원들의 주 52시간제를 맞추다 보니 직원을 더 뽑을 수는 없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 인터뷰 : 강상권 / 야구용품 업체 대표
- "업주가 직접 전국을 다니면서 주말에 AS를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그 때문에 직원들과 서로 눈치를 봐야 하는…"
생산성 감소와 인건비 부담, 주 52시간 시행 이후 중소 영세 업체들의 공통된 애로사항입니다.
정부의 추진하는 노동개혁 중 가장 앞세운 건 주 52시간제 개편.
▶ 스탠딩 : 최돈희 / 기자
- "평일 40시간, 휴일과 야간엔 추가 12시간까지만 일하도록 한 게 현재 주 52시간제입니다. 그런데 이중 추가 12시간에 대한 관리 단위를 일주일에서 최대 1년으로 선택의 범위를 늘려 유연하게 운영하자는 겁니다."
당장, 노동계는 사실상 근로 시간 연장이라며 반발합니다.
▶ 인터뷰(☎) : 이지현 / 한국노총 대변인
- "사실상 노동 시간이 연장되는 것은 노동 시간 단축이라는 세계적인 흐름, 시대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일선 현장도 마냥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입니다.
업종에 따라, 규모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의료기기업체 대표 A씨
- "일상적인 회사 같은 경우 시간을 조정해서 쓸 순 없는 거니까 그걸 활용해서 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아…"
또 연장 근로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 인터뷰(☎) : 대기업 관계자
- "한 명을 줄여야 하는데 그것(근로 시간 연장)까지 포함한 2명 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이제 바뀔 수가…"
전문가들은 노사 자율권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휴가 등 노동자의 권리가 축소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총량의 연장 근로 시간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게끔 현장의 근로 감독을 더욱 철저히 잘 집행시킬 수 있게 그런 준비가…"
정부는 근로 시간 유연화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이달 중 입법 예고한다는 방침입니다.
MBN 뉴스 최돈희입니다.
[choi.donhee@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이동학 기자
이준우 VJ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