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 2주가 지났습니다.
당시 비가 내릴 때 피해를 키웠던 원인 가운데 하나가 꽉 막힌 빗물받이와 배수로였죠.
빗물받이만 잘 뚫려 있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쓰레기와 오물로 막혀있다보니 빗물이 빠져나갈 곳이 없었던 겁니다.
지금은 괜찮을까요?
홍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쓰레기통 바로 옆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담배꽁초들.
다른 쓰레기들과 뒤섞여 배수로를 꽉 막았습니다.
빗물받이 옆엔 행인들이 지나가다 버린 쓰레기가 가득하고,
수북이 쌓인 가정용 쓰레기와 일회용 컵들이 배수로를 막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심두선 / 경기 성남시
- "담배꽁초가 많다 보니까 비가 올 때 막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골목에는 이렇게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에 휩쓸려 이 빗물받이를 막아 침수피해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수시로 지자체에서 청소를 하고 있지만, 버려지는 양이 워낙 많다보니 쓰레기가 없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보름 전 비 피해가 있었던 다른 지역도 살펴봤습니다.
냄새 민원 때문에 빗물받이에 따로 덮개를 만든 곳이 적지 않습니다.
당장 냄새는 해결할 수 있어도 큰 비가 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원철 /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이게 없으면 물이 바로 들어가거든요. 그러면 훨씬 물이 잘 빠지는 거죠. 쓰레기가 끼고 하면 들어가질 않아요."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쌓이고 덮개까지 있으면 침수 피해를 3배 이상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침수 위험 지역엔 빗물받이 덮개를 없애고 빗물이 더 잘 빠질 수 있도록 배수로를 추가로 설치하는게 더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조원철 /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물이 모일 때 모이는 양상을 파악해서 연속으로 설치해주면 물이 (배수)관로 속으로 잘 들어가게 됩니다."
평소엔 별 쓸모를 느끼진 못하지만 큰비가 내릴 땐 빗물받이가 소중한 안전장치가 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땜질 해법에 앞서 우리 주변 빗물받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김진성·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