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임기가 채 1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외유성 연수 길에 올라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임시회 회기 중에 선거에서 낙선한 의원까지 동행해서 말이죠.
그래서 일까요? 취재가 시작되자 줄행랑치기 바빴습니다.
김영현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무언가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와 대전시의회 출입문 앞에 뿌립니다.
"국민 혈세 알기를 쌈짓돈으로 알고 있고 말이야."
이번 달 임기가 끝나는 대전시의회 의장은 몽골로, 의원 3명은 베트남으로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나자 오물을 투척한 겁니다.
다른 의원 6명도 1인당 80만 원의 의회 예산을 들여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대전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의원 22명 중 지난 6·1지방선거를 통해 재입성한 의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 곧 의회를 떠나야 하는데 의회 돈으로 연수를 가니 시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습니다.
▶ 인터뷰 : 대전시의원
- "(낙선했지만) 우리 후임 의장단들한테 인수인계를 시켜주면 되고…."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대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지방의원들의 국내외 연수도 외유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북도의회는 임시회 회기 중에 의원 20여 명이 남해와 여수 등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선거에서 낙선한 의원도 동행했는데, 절반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전북도의원
- "(연수 가서) 회포를 푸는 것이죠. 낙선하신 분도 계시는데 이분들이 끝난 게 아니에요. (4년 뒤에) 다 들어옵니다."
일정을 마치고 의원과 의회 직원을 태운 버스가 도의회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취재진을 보고 의회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한 일행은 의회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타려다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연수) 잘 다녀오셨으면 말씀하시면 되죠. 왜 이렇게 피하시는 거죠?"
대구 서구와 중구, 수성구 의회 일부 의원도 제주 등을 다녀왔거나 이달 말에 떠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이광진 / 경실련 조직위원장
- "선거 연도 하반기부터 의정 활동이 불가능하신 분들이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연수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