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천에서도 장애가 있는 딸을 30년간 돌보던 어머니가 딸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장애인 돌봄 대책이 확대되지 않으면 비극이 또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종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아파트입니다.
어제(23일) 오후 5시 40분쯤 이 아파트 화단에서 40대 여성과 6살 아들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사람을 발견한 아파트 경비원이 소방서에 신고했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두 사람 모두 숨졌습니다.
▶ 인터뷰 : 최초 발견 경비원 동료
- "청소하고 있는데 그 옆에 떨어져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전화가 왔는데 말을 못 하더라고 놀라서."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가족이 외출한 사이 엄마가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데리고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인천 연수구에서는 30여 년간 중증 장애인인 딸을 돌보던 60대 여성이 딸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 선택을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처럼 장애가 있는 자녀에 대한 양육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 선택을 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의 37%는 우울과 불안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35%는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린 적이 있거나,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 인터뷰(☎) : 윤종술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
- "우리(부모)가 없는 세상에서 얘네(자녀)들이 살 수 있다고 하면 그런 선택을 안 했겠죠. 일자리나 데이(돌봄) 서비스는 조금 있는데…."
24시간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책임을 장애인 가족에게만 맡긴다면 비극이 이번으로 끝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