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여파로 한때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늘면서 좋기는 한데, 서울 시내 도로 곳곳을 점령하다시피한 관광버스가 또 골칫거리입니다.
그런데 도심이 관광버스 주차장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인 덕수궁 주변 도로.
한 차선을 관광버스들이 점령했습니다.
급기야 버스정류장까지 침범하면서 오히려 버스는 도로에 승객을 내려주고, 달리던 오토바이가 승객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갑니다.
관광버스 행렬에 가로막혀 차선을 바꾸려는 버스와 승용차로 도로는 꽉 막혔습니다.
인근 다른 관광명소 주변 도로 역시 차선 한 개를 관광버스에 전부 내줬습니다.
이렇게 도심 곳곳이 관광버스 주차장이 된 건 서울시의 정책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말부터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서울 시내 도로 6개 구간에 대해 2시간 동안 제한적으로 관광버스 주정차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제한시간을 지키는 관광버스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실제 한 곳을 직접 돌아봤습니다.
제한시간 2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주차된 10여 대의 관광버스는 떠날 기미가 없습니다.
3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한 대가 빠져나갑니다.
▶ 인터뷰 : 관광버스 기사
- "주차 허용구간이라 여기는 단속을 안 하지."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주정차 허용구간에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관광버스 불법주차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단속 업무가 많다 보니까 단속이 되는 경우도 있고 단속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있고…."
지난 2016년 서울시가 18억 원을 들여 서울역에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을 만들긴 했지만 활용도가 낮아 2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 인터뷰 : 고준호 /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 "외곽에 관광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도심으로 들어올 때는 소형버스라든지 친환경버스를 이용한다든지…."
연간 1천5백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우리나라를찾는 만큼 정부와 관광업계가 머리를 맞대 현실적 해법을 내놓을 시점입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