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앞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 정준영 몰카 사건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MBN이 취재한 결과 당시 부실 수사는 경찰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지 못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조성진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준영 씨 몰카와 관련해 한 제보자로부터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합니다.
지난 2016년 정준영 몰카 고소 사건과는 사뭇 다른 내용입니다.
2016년 땐 정 씨가 여자친구의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해 여자친구로 부터 고소된 건이지만, 지난해 두 번째 수사때는 피해 여성이 여러 명이고, 가해자도 정 씨 한 명이 아니라는 첩보를 입수한 겁니다.
심지어 피해 여성들에게 연예인을 시켜줄테니 잠자리를 하자는 내용도 들어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지수대 수사관
- "정준영 씨 외에 다른 피의자들이 있었던 거죠?"
- "그것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저희 지휘부에 얘기하십시오."
하지만 이같은 제보자 조사를 통해 경찰이 신청한 사설 휴대전화 복원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중앙지검이 기각합니다.
제보자 조사만 해선 안되고 해당 사설업체에 대해 더 조사를 하라는 겁니다.
결국 사설 복원업체를 찾아간 경찰, 하지만 업체측이 "해당 동영상을 갖고 있는 건 맞지만 압수수색 영장을 갖고 와야 내줄 수 있다"고 영상 제출을 거부하자 경찰은 다시한번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또 반려했습니다.
2016년 1차 정준영 몰카 수사때와 같은 사안이라고만 보고 그때 무혐의 판단을 내린 만큼 압수수색이 필요 없다고 본 겁니다.
1차 수사때와는 피해자의 규모나 사안자체가 달랐는데도 무혐의 처분한 당시 상황만을 기준으로 제대로 수사할 기회를 놓친 겁니다.
예전 검찰의 수사 기록에만 의존해 추가 범죄 정황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수사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검찰도 부실수사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조성진입니다. [tal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