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피난, 그러니까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피하기 위한 행위에 대해선 처벌하지 않는다는 법 조항이 있는데요.
갑자기 끼어든 택시를 피하려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는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왜 그런지, 고정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2월 인천시 서구.
3차로를 달리던 한 차량이 두 개 차로를 갑자기 뛰어넘은 택시를 발견합니다.
운전자는 택시와 충돌할까봐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었는데 길가에 있던 행인을 치고 맙니다.
택시는 그대로 도주했고, 행인은 끝내 숨졌습니다.
운전자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를 설명하며 긴급피난, 위기를 피한 행동에 대해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내세웠습니다.
도로교통공단 안전조사부도 조사 결과 사고가 불가피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인천지법은 급제동만 했다거나 핸들 각도를 다르게 할 여지가 있었다며 긴급피난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택시기사의 급차선 변경 등을 고려해 교통사고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벌금 1,200만 원을 내라고 판결했습니다.
▶ 인터뷰(☎) : 서상윤 / 변호사
-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해 결론적으로 (긴급피난 관련)법익의 균형성 조건을 충족 못 했고, 법원에서 볼 때는 중한 다른 대안이 있었기에 유일성 요건도 충족 못 해서."
법원은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택시기사에 대해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치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