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죠.
그런데 전체 2만 곳 정도인 장기요양시설 중 80% 정도가 민간시설에 의존하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 10년간 폐업률이 50%를 넘는다고 합니다.
정부의 지원금이 없는데도 사회복지법인 수준의 엄격한 회계를 적용하기 때문이라는데, 속사정을 박자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3년째 요양시설에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김 모 씨는 최근 시설이 폐업을 앞두고 있어 막막합니다.
▶ 인터뷰(☎) : 보호자
- "지금 잘 하고 있는데 보호자들은 문을 닫으면 황당하지."
김 씨와 같은 사람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매년 2천여 곳의 민간 장기요양기관이 설립되지만 역시 비슷한 2천여 곳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으로 보면 폐업한 기관 수가 신설된 곳의 50%를 넘어섰습니다.
재정난으로 인한 폐업이 90% 이상인데, 이유 중 하나는 6년 전 도입된 정책에 있습니다.
당시 정부가 비영리 기관인 사회복지법인에 적용하던 회계규칙을 민간시설에도 적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 인터뷰(☎) : 보건복지부 관계자
- "사회복지시설의 재무회계 투명성을 위해 일반적인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자에게도 따르게 하는…."
수익으로 잡히는 건 인건비, 운영비 등을 쓰고 남는 기타전출금이라는 항목 뿐인데, 이마저도 적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이성윤 / 전 요양시설 대표 (폐업)
- "운영하는 데 맞는 재무회계 규칙을 만들었으면 아무 얘기도 안 했을 거예요. 작은 시설은 할 수가 없는…."
▶ 인터뷰 : 장연호 / 요양원 대표 (폐업 검토)
- "투자 비용에 대해선 원금, 이자상환도 할 수 없게 돼있어요. 수익성 없이 기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좌절감을…."
인구 고령화로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는 상황에선 민간시설에 대한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립니다.
▶ 인터뷰 : 최도자 / 국회의원
- "획일적인 회계규칙보다는 민간요양시설에 맞는 재무회계 규칙이 마련돼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
80%에 달하는 민간요양시설을 활용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jadooly93@mbn.co.kr]
영상취재 : 김 원·배병민·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