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전에 꼭! 확인하세요…마약젤리 주의보 -취[재]중진담

최근 대마 등 마약 성분이 들어간 이른바 '마약 젤리'를 먹어 문제가 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마약이 점점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번 '취[재]중진담'에서는 마약 젤리 문제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 무심코 먹었다가… ◆

[CASE #1]

↑ 출처: MBN

지난 11일 저녁 8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 근처에서 소방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대학교 동기 사이인 30대 남성 4명 중 일부가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었던 건데요.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경찰 신고를 했는데, 알고 보니 이들은 당시 마약 성분이 함유된 젤리를 다같이 나눠 먹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명 모두 간이시약검사 결과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고, 결국 경찰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CASE #2]

↑ 출처: MBN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거 단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신고를 한 당사자들이 남매 관계였습니다.

둘 중 한 사람이 태국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온 젤리를 함께 먹었는데, 몸의 이상한 변화를 느끼고 신고를 한 겁니다.

출동한 경찰이 시약 검사를 해 봤더니 두 사람 역시 몸 속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젤리의 성분을 알고도 먹었는지 등 고의성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고의성' 여부 스스로 입증해야 ◆

일단 마약 성분이 몸 안에서 나오게 되면, 그 사람은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형사 입건이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알고' 먹었는지, '모르고' 먹었는지를 따져보게 되죠.

만약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주와 태국처럼 몇몇 국가에서는 대마가 합법인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곳을 여행하면서, 대표적인 간식 거리로 여겨지는 젤리 등 기호식품을 기념품으로 살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지에 ‘에이치에이치시(HHC), 티에이치시피(THCP)’, ‘에이치에이치시-오-아세테이트(HHC-O-acetate)’ 등이 적혀있는 상품이라면 국내로 반입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법을 적용하는 '속인주의'가 원칙이기 때문에 일단 국내에서 이러한 상품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법 행위가 된다고 합니다.

◆ "국내 반입 원천 차단"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5일 대마와 유사한 성분인 ‘에이치에이치시-오-아세테이트(HHC-O-acetate)’를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 및 성분으로 새롭게 지정했습니다.

해당 성분은 2군 임시마약류로 분류되는데, 다른 대마 성분들처럼 정신 혼란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합니다.

식약처는 또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해외직접구매 식품들에 대해 관세청에 통관 보류를 요청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련 온라인 판매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등 국내 반입을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지난 22일 '마약 젤리'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조 청장은 "마약 젤리는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는 성격의 물품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습득 경위 및 동기 등을 수사해서 추적을 강화하고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기심으로 먹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마약 젤리, 지금은 스스로 살피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 연장현 기자 / tallyeon@mbn.co.kr]

‘취[재]중진담’에서는 MBN 사건팀 기자들이 방송으로 전하지 못했거나 전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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