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나는솔로'를 보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건 말이 여러 사람을 거치며 어떻게 왜곡되는지 그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한 시청자는 후기에 연애 프로그램이 아닌 사회실험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입니다.
↑ 출처-나는솔로 홈페이지 |
우선 상대방이 정확히 뭐라고 한 건지 팩트 체크에 들어갑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 뒤 그 내용을 전하는데 서로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람의 기억력은 부정확하며,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답정너' 성향 때문일 겁니다.
다음으로, 발언의 의도를 캐묻습니다. 다만, 의도를 확인하는 일은 발언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사람의 속내를 아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면 시청자들이 출연자 발언을 캡처해 해석을 담은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그런데 보는 관점은 그야말로 제각각입니다.
최근 서초동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수사는 이른바 '허위 인터뷰' 사건입니다. 지난 14일 검찰은 JTBC와 뉴스타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며 언론사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했습니다. 일차적인 수사는 해당 보도 내용의 허위 여부를 가리는데 맞춰질 겁니다. 과거 명예훼손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통상적인 독자들이 받아들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실 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 수사를 위해 뉴스타파와 JTBC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모습. 2023.9.14 | 출처-연합뉴스 |
↑ 대장동 허위 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중구 뉴스타파를 찾은 검찰 관계자들이 뉴스타파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2023.9.14 | 출처-연합뉴스 |
마지막으로 나는솔로를 보다가 문득 '허위 인터뷰' 사건을 떠올리는 저 스스로를 보며 직업병도 참 고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성식 기자 mod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