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장례식 방명록 공개 소송' 패소

【 앵커멘트 】
'부모님 장례식 방명록'은 유족들이 서로 공개를 하는 게 맞을까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공개 여부를 놓고 친동생들과 소송을 벌였는데, 법원은 방명록을 공개하라며 동생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시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어머니 조 모 씨는 2019년 2월, 아버지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은 2020년 11월에 각각 사망했습니다.

장례 절차를 마친 뒤 동생들이 정 부회장에게 장례식 방명록을 보여달라고 하자,

정 부회장은 친동생 측 문상객들의 방명록만 제공하고 전체 명단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해 2월 동생 측이 소송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재계에선 재산을 둘러싼 감정 싸움이 방명록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친동생 측은 "방명록은 공동상속인인 자녀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부회장 측은 "방명록 공개는 문상객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웠습니다.

법원은 동생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방명록을 보관·관리하는 자는 다른 자녀들이 이를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이 조의금을 둘러싼 가족간 분쟁이 발생할 때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인터뷰(☎) : 문건일 / 변호사
- "위 판결은 실제 장례의 절차에서 상속재산을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입증절차를 마련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재판 결과에 대해 정 부회장 측은 부친상 방명록은 이미 공개했고, 모친상 방명록은 이사 도중 일부 분실해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편집 : 오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