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에서 석촌동 고분군, 몽촌토성 등지의 발굴작업을 맡고 있는 윤정현 학예연구사는 발굴작업에는 "은행원과 같은 마음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거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던 토기, 청자의 조각조각을 찾아 이어붙이고 정리하는 작업에는 사람들이 맡긴 돈과 자산을 종류에 따라 나눠 정리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하는 것과 같은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원의 일상은 조금 이른 오전 8시에 시작된다. 오전8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현장 발굴작업에 매진한다. 윤 연구사는 "발굴작업 자체는 즐겁지만, 하루 종일 밖에서 일을 하는 만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의 경우 동절기를 제외하고 4월부터 11월까지 조사를 실시하는데, 기온이 40도까지 치솟는 여름작업때는 땡볕을 그대로 받으며 작업을 이어나가야 한다. 발굴작업이 끝나면 그날 발굴한 유구(움직일 수 없는 유물)과 유물을 토대로 정리·조사 작업을 이어간다. 한여름에도 그늘 없는 야외에서 직업을 이어나가야 하지만 윤 연구사는 "지금까지 찾아냈던 유물, 유구들이 하나하나 다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작은 유물이든 큰 것이든 내 손으로 깨진 토기들을 복원하고 접합해서 나중에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모습을 보면 귀한것이든 아니든 상당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사는 발굴조사의 빛과 그늘은 모두 현장에 있다고 말한다. 현장을 떠나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방의 발굴현장을 다녀야 할때는 몇달동안 숙식을 타지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어릴적 동경의 대상이던 유물의 발굴과정을 직접 마주하는
[박제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