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수순을 밞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패션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제품 생산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협력업체의 국내외 다른 공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남성정장과 캐주얼 브랜드의 바지와 셔츠 등을 15곳의 개성공단 입주업체에서 납품받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베트남같은 동남아시아 현지 생산 공장에서 대신 물량을 조달받을 예정이다. 과거에 몇 차례 개성공단 파동을 겪은 경험으로 생산라인을 해외 지역과 분산시켜 놓는 등 비상책을 마련한 것이다.
회사측은 개성공단으로부터 받는 물량은 전체 상품의 3~4%내외 수준이기 때문에 납품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LF의 경우 3개의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거래하면서 셔츠와 잡화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2개 업체는 국내외 다른 생산 공장을 갖고 있어 대체 물량을 지원할 수 있는 곳이다. 개성공단에서만 제품 생산라인을 보유한 다른 한 곳과는 현재 대책을 논의 중이다.
코오롱FnC와 이랜드 또한 일부 브랜드 제품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서 납품지만 생산 가능한 다른 설비를 알아보면서 비상 대책을 수립중이다.
패션업계는 협력업체의 국내외 다른 공장을 물색하거나 납품 일짜를 조정하는 등 협력 업체의 피해상황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을 당시 일부 대기업은 협력업체와의 거래를 곧바로 끊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개성공단 폐쇄문제가 민감한 사안인 데다 입주기업들의 생사 존폐가 걸린 만큼 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물량 재촉 압박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개성공단에 물량을 모두 놓고 온 협력업체들”이라며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서 해결방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봄·여름 신제품 생산 납품에 한 숨 돌린 업체라도 걱정거리는 여전히 남았다. 협력업체들의 개성공단 강제퇴출로 물량 공급이 중단된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 위기 상황이 이어져 가을·겨울 신제품 생산마저도 어려워진다면 앞으로 납품 협력업체와의 거래 여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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