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기
【 앵커멘트 】
천안함 생존자 장병들이 침몰 사고 13일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현장에 있었던 장병들이 느끼는 사고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남는 의혹은 없는지, 박호근 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천안함 침몰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장병들이 느끼는 사고 원인에 관심이 모아졌었는데요, 오늘 증언들을 종합하면 어떤 결론이 나오나요?
【 기자 】
네, 장병들은 우선 사고 당시 외부 충격, 즉 공격을 받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합동조사단은 사고 발생 후 최원일 함장이 2함대사령부와 통화에서 "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주목되는 부분은 내연장인 정정욱 상사의 증언인데요, 정 상사는 생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온 고속정이 도착했을 때 함장이 "적일지 모르니 머리를 숙이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한 겁니다.
당시 함장은 적의 공격 다시 말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북한의 공격을 받았다고 인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질문 2 】
그렇다면 생존자들은 사고 원인을 어뢰나 기뢰의 폭발로 본다는 건가요?
【 기자 】
증언들을 종합하면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작전관 박연수 대위는 특별한 상황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오성탁 상사도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귀가 아플정도의 '쾅' 하는 소리가 났고 홈이 공중으로 떠올라 정신을 잃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오 상사는 내부폭발은 아니라며, 배에 불이 나지 않았고, 화약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질문 3】
그렇다면 외부폭발이라는 얘기인데, 이상한 점은 물기둥을 봤다는 장병도 없다는 것 아닌가요?
【 기자 】
외부폭발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뢰의 직접 충격에 의한 폭발이었다면 외부 화재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수중폭발 어뢰나 기뢰였다면 버블제트에 의해 함체가 절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장병들의 증언은 이쪽으로 기우는 듯한 인상입니다.
그러나 수중폭발이라도 물기둥이 치솟아올라야하는데, 이를 목격한 장병들이 없다는 게 의문입니다.
함교 밖에서 함선 밖 외부를 관찰하는 한 견시대원은 물기둥 같은 특이점은 없었고 쾅하는 소리와 진동만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 질문 4 】
그런데 물기둥이 있었더라도 못봤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죠?
【 기자 】
네, 한 부사관이 추가설명을 한 것이 눈에 띄었는데요, 대부분 불을 크고 기본적인 항해등만 켜고 운항하기 때문에 견시대원이라도 물기둥을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물기둥이 있을 수 있는데, 어두웠고, 견시대원이 주로 전방을 주시하기 때문에 후방의 물기둥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또한 생존 장병들은 함체 아래 부분의 외부 수중 폭발에 의한 침몰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 질문 5 】
생존 장병들이 다른 원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밝혔나요?
【 기자 】
암초 가능성에 대해 조타장은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런 소리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기관장 이채권 대위는 물이 샌다는 것은 잘 모르는 대원들이 온도차로 생기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하는 말이며, 외부에서 물이 스벼들은 상황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또 출항 전 2~3일 전에 장비 작동을 점검하기 때문에 선체 자체 노후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모 상사는 17년간 군함을 탔는데 배 자체에서 폭발한 적이 없었고, 그런 자료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6 】
군 당국도 그렇고, 생존 장병들도 내부 결함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인데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내부 폭발이나, 정비불량, 노후화에 따른 파괴설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다른 원인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유독 이 부부만은 절대 아니다고 확신하는 모습입니다.
사고 원인 중에 외부 공격보다, 내부 폭발이나 부실한 정비로 인한 사고일 경우 더 무거운 책임을 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데요, 꼭 그것 때문에 내부 원인 가능성을 배제하는 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 질문 7 】
가족들의 반응은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았다고요?
【 기자 】
네, 실종자 가족들의 일부는 증언을 하며 눈물을 짓는 생존 장병들을 지켜보며 "아들의 친구와 동료들이라도 살아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한숨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생존자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면서도 "기자회견이 마치 짜 맞춘 각본대로 움직인 것 같다"며 실망감과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생존자 인터뷰는 장교와 부사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런 어색한 장면 때문인지,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이 일반 병사들도 얘기를 좀하라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8 】
오늘 합동조사단의 상황 발표와 생존자 증언이 있었는데, 그래도 남은 의문점은 없나요?
【 기자 】
네, 합동조사단은 백령도 해안초소에서 초병이 촬영했던 열상감시장비 영상에 이어 오늘은 자동녹화된 영상을 또 추가로 공개했는데요,
이 영상에는 천안함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있고, 이후 함수와 함미가 분리되는 모습, 침몰하는 장면이 담겼으나, 폭발 장면만 빠졌습니다.
자동으로 녹화가 됐는데, 하필 가장 중요한 사고 장면은 촬영되지 않았고, 전후 모습만 찍혔다는 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사고 발생 시점과 관련해 한 장교가 컴퓨터 모니터에서 마지막 확인한 시각이 9시24분이었다고 했는데, 폭발 상황에서 모니터의 작은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는지, 그리 정전이 됐는데 어떻게 볼 수 있느냐는 등의 의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 사고발생 전인 9시16분에 방공진지에서 큰 소음이 있어 위성통신망으로 보고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게 포성이나 폭발음은 아니고 그냥 소음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소리이고 이번 사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밝혀져야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