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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영장집행을 둘러싸고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돌연 경찰 출석과 사퇴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사회부 길기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길 기자. 박 전 처장이 갑자기 출석했단 말이예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그동안 박 전 처장은 체포영장집행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도 불렸습니다.
그런데 돌연 경찰 출석에 이어 사퇴까지 한 것을 놓고 의도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먼저 박 전 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의 최대 결집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박 전 처장은 출석하면서 미리 준비한 듯한 작심발언을 내뱉었습니다.
▶ 인터뷰 : 박종준 / 전 경호처장 (어제)
- "저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경호처 내 강경파에 자리를 내준 것이란 말도 나옵니다.
경찰 출신인 박 전 처장은 온건파로 분류되는데, 그동안 강경파인 김성훈 경호차장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차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더 두터워지자 박 전 처장이 출석하며 스스로 물러난 것이란 분석입니다.
【 질문2 】
그렇다면, 강경파만 남으면서 경호처 내부는 더 결집할 수 있겠네요.
【 기자 】
분명한 건 경호처 윗선은 더 결속력이 강해졌을 겁니다.
김성훈 차장은 물론 이광우 경호본부장까지 강경파로 지휘부가 개편된 만큼 강경파 중심으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을텐데요.
실제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차장이 무슨 일이 있어도 영장 집행을 막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휘부가 아닌 경호처 내 일반 직원들의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경호처 내부 직원의 메시지가 공개됐는데,"춥고 불안하다,명령이라 마지못해 서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인터뷰 : 경호처 직원 메시지 / 목소리 대역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까 서 있는 정도입니다. 지휘부와 김용현, 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큽니다."
따라서 총기를 사용하라는 등의 지나친 지시가 떨어진다면 경호처 내부가 먼저 분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질문3 】
이런 강경파의 득세가 공수처와 경찰의 영장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 기자 】
공수처는 경호처장의 사표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 공수처, 경찰 모두 상당히 고민될 겁니다.
강경파가 득세한 만큼, 강경 진압은 자칫 유혈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어제 열린 경찰의 지휘관회의에서도 최대한 물리적 충돌이 없게끔 준비하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경찰 내부 동요도 변수입니다.
"왜 공수처 영장에 경찰이 동원되야 하느냐", "섣불리 체포에 나섰다가 다치거나, 추후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내부 불만글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4 】
이렇게 경호처와 공조본 양측 모두 고민이 많은데, 제3의 방안 가능성은 없나요?
【 기자 】
박 전 처장은 출석하면서 정부기관끼리 충돌을 막아야 한다며 중재를 건의했다고 밝혔죠.
중재안으로는 대통령을 체포해 조사하는 대신 제3의 장소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방안 등이 거론됩니다.
다만 현재로서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입니다.
먼저,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공수처의 수사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고요.
또, 공수처나 경찰 역시 영장집행 실패로 체면을 구겨 2차 영장집행에 사활을 거는 만큼 순순히 협의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또 공수처를 건너뛰고 특검 도입도 방법이지만, 여야 합의가 필요한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입니다.
【 질문5 】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의 첫 변론기일이 다음 주에 열릴 예정이죠?
【 기자 】
네 오는 14일, 다음 주 화요일에 첫 변론기일이 예정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차기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추가로 선임해 총 8명의 대리인이 헌법재판 대응에 나설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의 출석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인데요.
앞서 변호인단은 경호 문제 등이 해결되야 출석하겠다고 밝혔죠.
하지만 현재 영장 집행을 놓고 대립 상황이라 출석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입니다.
【 앵커멘트 】
경호처 지휘부의 변화부터 각 기관 내부 동요까지,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환경이 하루하루 변하면서 각 기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