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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오늘 마지막으로 다룰 주제는 영상에서 보셨듯이,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임 후폭풍입니다. 관련 내용 취재하는 문화스포츠부 최형규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 질문 1 】
최 기자, 축구협회가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을 두고 말 그대로 난리가 났잖아요.
당사자인 홍 감독은 어제 출국했다면서요, 무슨 얘기를 하던가요?
【 기자 】
네, 스페인과 포르투갈 쪽의 외국인 코치들을 데려오려고 가는 출장이었는데, 이게 대표팀 감독으로서 이게 첫 일정이었거든요.
그런 만큼 많은 취재진들이 와서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박주호를 시작으로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등 국가대표 후배들도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도 나왔는데요.
홍 감독은 "누구든지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나쁘지 않다, 그런 의견들을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고 하면서 응원을 당부했습니다.
▶ 인터뷰 : 홍명보 / 축구대표팀 감독(어제)
- "많은 분들의 걱정과 기대 충분히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만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홍 감독은 이번 출장이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했는데요, 돌아온 뒤에 7월 말쯤 공식 취임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숱한 논란 속에 홍 감독은 일단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서 많은 분이 헷갈리실 거 같거든요.
홍명보 감독이 문제라는 겁니까, 아니면 축구협회가 문제라는 겁니까?
【 기자 】
간단하게 정리하면 결국 '축구협회의 잘못이 크다'는 겁니다.
지난 2월 아시안컵이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한 다음에 원래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임시 감독 두 번 앉히다가 결국 홍명보 감독으로 국내 감독 선임하면서 말을 지키지 않았고요.
또, 감독 선임을 맡은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사퇴한 상황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한테 전권을 위임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있었고.
마지막 최종 후보 3명 중 외국인 감독 두 명은 면접을 봤는데 홍 감독은 면접을 안 보기도 했고요.
이런 졸속 행정 때문에 축구인들조차도 쓴소리를 할 정도였습니다.
▶ 인터뷰 : 박지성 / 전 국가대표(지난 12일)
- "절차대로 밟아서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기 때문에. 이미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떨어졌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 질문 3 】
그렇군요, 축구계 안에서도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들은 홍 감독 선임 찬성이 더 우세했다고 하던데요?
【 기자 】
네, 바로 지난주 여론조사였는데요.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7%의 응답자가 '잘한 일'이라고 했고, 25%가 '잘못된 일'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홍 감독이 2002 월드컵 4강에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 선수와 감독으로 한국 축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축구에 가장 관심이 큰 세대인 2030에서는 긍정 여론이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반면, 홍 감독을 오래전부터 봐왔던 60대와 70대는 긍정 여론이 60%가 넘을 정도로 세대 간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 4 】
알겠습니다, 이렇게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 기관들도 나선다고요?
【 기자 】
맞습니다, 우리나라 체육 기관과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섰습니다.
일단 일반 감사 형태로 진행될 것 같은데요.
지난 2월부터 홍명보 감독 선임까지 과정 중에 규정에 어긋난 일이 있는지 등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에서는 국정감사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김승수 의원이 "홍 감독 선임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국정감사 출석과 함께 예산에 페널티를 주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축구협회를 압박했습니다.
【 질문 4-1 】
이렇게 정부와 국회까지 나설 정도면 홍명보 감독이나 정몽규 회장이 모를 리가 없잖아요?
홍 감독이 중도 사임하거나 경질되거나 그럴 수는 있는 겁니까?
【 기자 】
일단 문체부 감사나 국정감사로 홍 감독을 물러나게 하는 것까지는 쉽지 않습니다.
문체부 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난다고 해도 일단 '개선 권고'를 할 수 있고요.
국정감사도 관련자 징계나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할 수 있지만, 선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축구협회에 들어가는 국고 보조금이 300억 원 정도 되거든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에 손질이 들어갈 수 있고요.
또,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알려지게 되면 여론이 지금보다 더 들끓을 수 있으니 축구협회도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