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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70대 노부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지 오래돼 시신이 부패한 상태였는데, 정작 집중 점검대상에서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취약계층의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인데요.
전민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쪽방촌 골목길로 경찰관과 구급대원이 잇따라 올라갑니다.
오늘(21일) 오전 9시 55분쯤 "노부부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일주일에 두 세 차례 방문하는 간호사가 쪽방 안에 70대 부부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인터뷰 : 박월윤 / 이웃 주민
- "문틈에 (며칠째 검침표가) 끼워져 있는데, 아직도 그대로 있다, 이상하지 않으냐고 하더라고요. 창문을 여니까 남자분은 방에 쓰러져 있고…."
경찰은 시신의 부패 상태를 미뤄볼 때 숨진 지 최소 1주일 정도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부부가 살던 집 문 앞에는 손대지 않은 도시락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역 쪽방상담소는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에게 매일 전화해 상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숨진 노부부는 독거노인이 아닌데다 숨진 할머니의 건강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이유로 집중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부부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주변에서 미처 알 수 없었던 사각지대가 있었던 셈입니다.
서울시는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행동감지 센서를 방 내부에 부착하는 방안도 계획했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시신 부검을 의뢰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