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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1년 전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 큰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지난해 4월엔 강릉에 큰 산불이 나기도 했었고요.
화마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겨울은 올해 유난히 더 춥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안정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안병식 씨는 영하의 날씨에 맨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비닐 천막으로 칼바람을 피해가며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화마에 집을 뺏겨버렸지만 노령연금 등에 의존해 살아가는 처지여서 이주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안병식 / 구룡마을 이재민
- "자다 보면 얼굴이 막 얼굴이 시리고…일어나서 보면 얼굴 전체가 아주 차갑게 얼었다 그럴까요?"
▶ 스탠딩 : 안정모 / 기자
- "이재민들이 지내는 천막 시설입니다. 가스나 전기 난방 시설이 없어 이렇게 연탄불에 의지해 몸을 녹여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이렇게 임시로 설치된 천막 시설에 살고 있는 십여 명은 모두 65살 이상의 고령자들이라 건강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4월 강릉 산불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최영주 씨 가족의 포근한 삶의 터전이었던 2층 집도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네 식구는 현재 강릉시에서 제공한 임시조립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영주 / 강릉 이재민
- "밤에는 더 춥죠. 아이들도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입술이 이렇게 막 갈라져서 피가 날 때도 있었어요."
전기 난방 온도를 높이고 싶지만, 이불 밑 그을린 자국을 보면 또다시 불이 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한전에서 전기료를 지원해주지만 그마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봉길 / 강릉 이재민
- "26만~27만 원 나와요. 지원이 점점 줄지. 전기료 지원이 1월부터 3개월 50% 나온 대요. 그다음부터는 다 물어."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이번 겨울은 유독 더 춥게만 느껴집니다.
MBN뉴스 안정모입니다. [an.jeongmo@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