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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불량배들한테 납치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평소 늘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한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오질 않습니다.
줄다리기 하고 있었거든요. 줄을 놓으면 내가 질 거라면서 어느 한 쪽도 줄을 놓지 않습니다.
진짜 도울 마음이 있다면 줄을 놓고 아이를 구하러 가야지요. 내가 지는 것보다 국민이 다치는 게 더 걱정이어야, 그게 진짜 국민을 생각하는 거니까요.
아기를 반으로 찢어 두 엄마에게 나눠주라는 솔로몬왕 앞에서, 진짜 엄마가 아기를 포기하는 것처럼 말이죠.
"국민이 불안해하는 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할 것" '묻지 마! 흉기 난동'이 잇따랐을 때, 여야가 내놓은 반응입니다.
"깡통전세·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세 사기 피해가 잇따랐을 때 여야가 앞다퉈 한 말입니다.
하지만 이 밖에도 지금 법사위에 계류돼 여야를 기다리는 안건은 438건이나 됩니다.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대신, 여야는 다른 일로 바쁩니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자진 사퇴로 한 달 가까이 이어온 국회 '탄핵 정국'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쌍특검 정국'이 다시 시작될 판이거든요.
물론 대한민국을 위해 방통위원장도 중요하고 비리가 있다면 저기 윗분도 성역 없이 수사받는 게 옳습니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줄다리기하느라 당장 급하다는 국민은 버려두겠다고요?
그럼 줄다리기를 이어갈 이들을 뽑기 위한 내년도 선거구는 획정을 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내년 총선의 예비후보 등록일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말입니다.
왜냐고요? 자기들한테 뭐가 유리할까 따지느라 바쁘거든요. '혹 이렇게 해서 지면 어쩌지?'가 너무 중요하거든요.
국민을 위해 일하지도 않고 결단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치 보고, 재고. 물론 자기들끼리 줄다리기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국민은, 국민을 위한다고 말만 하고, 국민보다 줄다리기를 중요시 여기는 그 마음을 압니다.
줄을 끝까지 쥐고 있다가 줄다리기에서 이기는 것과 줄을 놓고 줄다리기에서 지는 대신 국민을 살리는 것 뭐가 정답일까요.
몰라서 그러면 이해는 되죠. 알면서도 그러면 그건 진짜 나쁜 거 아닙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말로만 민생 타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