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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란 말을 뒤집은 '99%의 영감과 1%의 노력형' 천재가 있습니다.
영화 '테슬라' (2020)
"교류 전기에 대한 내 생각이 틀렸어. 자네에 대해서도"
지금은 자동차 회사 이름이 됐지만, 원래 테슬라는 어두운 세계에 빛을 선물한 에디슨이 패배를 인정한 남자, 숨겨진 천재의 성입니다.
교류 전송 시스템으로 에디슨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그는 무선통신과 헬리콥터, 레이더 등등 수많은 기술의 근간을 만들었는데, 당대 최고 자본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흔히 장비에 욕심을 낼 때 '장비 빨 세운다'고 하죠. 연구에서도 이 '장비 빨'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개발엔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데,
만약 비싸게 산 장비를 안 쓰고 놀린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는 거겠죠.
산업통상자원부가 사들인 연구시설 장비 중 20%는 최근 2년간 연속 가동률이 0%였습니다. 무려 5천336억 원이 쓰였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OECD 국가 중 2위지만, 이건 수치상의 이야기죠.
상용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R&D 투자의 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식재산 사용료 수입 비율이 9.9%, OECD 평균 30%를 크게 밑돌고 있거든요.
장비를 사달라고 해놓고 안 써서만은 아닙니다. 연구비 나눠 먹기, 과제 쪼개기, 건수 채우기식 후진적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보조금을 타기 위한 연구계획서를 대신 써주는 브로커 사무실만 전국에 만 곳이 넘는다니 말 다했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어제)
"누적되어 왔던 비효율을 과감히 걷어내고 이권 카르텔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년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올해보다 14% 줄어듭니다. 과학기술계는 연구현장을 고사시킨다며 반발하는데
돈이 없어 여기저기 예산을 깎아야하는 정부도 문제겠지만, 과연 과학기술계는 잘못이 없다고 감히 주장할 수 있을까요.
'있을 때 잘하자'
이건 비단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줄 때 잘하지, 왜 그랬습니까.
열매는 나무가 다 자란 다음에 나눠도 늦지 않습니다. 아니, 다 자란 다음에 나눠야 더 많은 사람이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씨앗 단계에서 나 혼자 '꿀꺽'하려고 하십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일단 받고 보자는 놀부 심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