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진행 :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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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매주 월~금 오후 7시 20분

2022.07.01

[김주하의 '그런데'] 시끄러우니 등산로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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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지춘향, 억지춘양' 어떤 게 맞는 말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 춘향전에서 유래한 '억지춘향'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억지춘양'이라는 말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서 나오는 춘양목이 인기를 끌자 상인들이 서로 자기가 파는 나무가 춘양목이라고 우긴다고 해서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기도 하고, 자유당 시대 실세 정치인이 철도를 억지로 춘양으로 돌아가게 권력을 행사해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생겼다고도 하거든요.

    어쨌든 원치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거나 일을 무리하게 비틀어서 추진한다는 의미는 같습니다.

    그런데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엄연한 국가 소유, 공공 공지인데도 불구하고 '시끄러우니 등산로를 막아라'는 고관대작의 한마디에, 헌법재판소와 문화재청이 등산로를 폐쇄해 버린 건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까요.

    게다가 헌법재판소는 한마디 입장 표명은커녕 1개월 가까이 우물쭈물하다가 마치 큰 시혜나 베푸는 양 '국민을 위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라며 내일부터 다시 등산로를 개방한다고 합니다.

    땅 주인인 국민으로서는 기본권인 통행권은 물론, 재산권, 행복추구권 건강권까지 머슴인 공복에 의해 '위헌적으로' 침해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셈이 돼버렸는데 말이죠.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서울 서초동에 자가 주택이 있는데도 대지 850평, 임야 2,578평 규모의 공관에, 관리인, 요리사까지 두고 있습니다. 다 국민 혈세로 처리됩니다.

    미국은 대통령과 부통령 외엔 공관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영국은 공직자가 업무와 관계가 없는 인사를 초대하면 당연히 자비로 처리하죠, 그런데 우리는 분가한 자식 가족들까지 데려다 공관에서 살고, 코로나19 수칙을 위반하고 동창회를 여는 등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공과 사가 얽혀있습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오늘 임기를 시작하는 민선 8기 광역단체장 17명 중 15명이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국민재산과 나랏돈을 마치 제 것 인양 착각하는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부터 정신을 차려야죠. 그렇지 못한 헌재가 무슨 낯으로 국민을 보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시끄러우니 등산로 막아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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