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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인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또 한 번 인정을 받았습니다.
영화 '브로커'의 송강호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헤어진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는데요,
칸에서 우리나라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탄 건 처음입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 기자 】
배우 송강호 씨가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송 씨는 그동안 일곱 번이나 초청을 받아 칸 무대에 섰지만 개인 부문 상을 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인터뷰 : 송강호 / 배우
- "21편의 세계 최고 영화의 선택을 받는 영화 속에 7편에 들어가게 되는 것도 너무 영광스럽지만…너무너무 긴장이 되고."
3년 전 주연한 영화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송 씨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먼저 고마움 표한 데 이어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등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제작사 이유진 대표의 이름도 불렀습니다.
'브로커'는 버려진 아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영화로,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긴 12분의 기립박수를 받았지만 평점은 1.9점에 그쳐 수상 여부가 불투명했습니다.
2006년 '괴물'로 칸에 이름을 알린 뒤 천만 영화만 네 편을 달성한 송 씨가 드디어 동서를 가로지르는 연기력을 입증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네 번째 칸 초청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평단의 극찬과 함께 최고 평점인 3.2점을 받았습니다.
박 감독이 수상한 감독상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영화 '취화선'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칸에서 감독상을 받은 지 20년 만입니다.
▶ 인터뷰 : 박찬욱 / 감독
- "코비드 시대에 극장의 소중함을 절감했는데 완전히 정상화된 깐느에서 한 극장에서 최상의 시스템으로, 관객과 함께 즐긴다는 건 정말 많은 걸 생각하게 했어요."
서른 살이던 1993년 영화계에 데뷔해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연출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박 감독은 2003년 '올드보이'로 이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습니다.
2009년 '박쥐'도 칸 심사위원상을 안겨주며 박 감독은 일찍이 칸이 사랑하는 남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비록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지만, 강한 표현 속 섬세한 메시지를 담는 '박찬욱만의 스타일'이 칸에서 그 위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jadooly@mbn.co.kr]
[영상편집: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