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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전해 드린 리포트에 이어 경제부 손기준 기자와 이 사안에 대한 궁금증 뉴스추적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손 기자, 먼저 천문학적인 횡령을 저지른 직원이 세간에 슈퍼 개미로 알려진 사람이라면서요?
【 기자 】
우선 두 달 전 공시를 하나 보시죠.
지난해 10월 이 모 씨는 반도체 관련 회사인 동진쎄미켐의 주식 약 392만 주, 지분 7.6% 이상을 1,430억 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공시에 주식을 산 돈은 '투자이익'이라고 밝혔고, 77년생에 사는 지역까지 밝혀지면서 당시에 '슈퍼개미'로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또, 지난해 말에는 이 슈퍼 개미가 지분 1% 정도를 남기고 매각했다는 공시를 새로 내놓으며 왜 팔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회삿돈을 횡령한 직원과 이 슈퍼개미의 이름 및 생년월일이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횡령 액수와 투자금의 크기도 엇비슷해 사실상 동일인으로 추정되고, 금융당국에서도 크게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 질문 2 】
회사에서 횡령한 돈으로 주식에 투자했는데, 수익을 봤습니까?
【 기자 】
이 씨의 동진쎄미켐 주식 취득단가는 3만6,492원입니다.
같은 해 11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 지분 1%를 남기고 처분했는데, 매도 평균 단가는 약 3만4,000원 정도입니다.
모두 117억 원의 손실을 본 것이죠.
안 판 지분 1%는 주가가 사들인 시기보단 올라 이를 감안했을 때 전체 손실액은 60억 원 가량입니다.
【 질문 3 】
구멍가게도 아니고 어떻게 시가총액 2조 원이 넘는 회사에 직원 한 명이 1천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할 수 있죠? 혼자 저지른 게 맞습니까?
【 기자 】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회사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면 재무 및 회계와 관련해 일정 수준의 내부 통제 기준을 갖춰야 하는데요.
통상 재무 담당이 회삿돈의 입출금 업무를 수행하면 회계 담당이 은행 자료를 토대로 매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횡령한 이 씨가 입출금 내역, 잔액증명서 등을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 관계자는 "내부 통제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횡령 금액 자체가 크고 단기간에 많은 액수가 빠져나가 공범이 존재할 수도 있는데요.
회사 측은 일단 단독 범행이라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입니다.
【 질문 4 】
일단 한국거래소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어요.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될까요?
【 기자 】
주식을 상장할 때도 엄격한 심의를 하듯 한 주식의 폐지를 논하는 것도 마찬가지인데요.
우선 거래소에선 이 회사의 주식이 계속 시장에 상장될 수 있는지를 저울질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의 대상인지를 판단하는 건데, 영업일 기준으로 15일 이내 결정해야 합니다.
날짜로 보면 오는 1월 24일 이내로 정해야 하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면 한 차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요.
만약, 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심사 대상으로 정하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소 한 달가량은 주식 거래가 정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씨가 빼돌린 회삿돈을 일정 부분 이상 되찾을 확률도 높아 보이고, 회사 자체의 영업이익도 나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보유 비율 45%에 달해 상장 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손기준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