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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찬가가 들리던 1980년대만 해도 서울은, 시골 청년들이 '서울 드림'을 안고 무작정 상경할 수 있었던 희망의 땅이었습니다.
'대책도 없이 오빠만 달랑 믿고 서울 올라온 거 아니다. 나 영등포 공장에 있는 친구가 벌써 내 일자리 다 마련해 놓은 기다.'
그런데 요즘은 대한민국에서 사는 게, 마치 지옥과 같다는 '헬(hell)조선'에 이어 '헬서울'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서울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서울을 떠난 사람은 341만 명, 특히 2030세대가 절반에 가까운 46%였습니다.
서울의 집값과 전셋값 급등, 공급 부족 때문인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2억 원.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과 비교하면 딱 2배가 됐습니다.
서울을 떠난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주요 지역의 인구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남시가 대표적으로, 지난해 인구가 2015년보다 무려 92.8%가 늘었죠.
그럼 수도권 집값은 좀 나을까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최근 주택 매수 심리는 좀 주춤해졌지만, 경기도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5년 새 5배 폭증했고, 올들어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가도 같이 오르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의반 타의반'의 탈서울 현상은 당분간 가속화할 듯한데, 탈서울의 주체가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2-30대라는 건 심각합니다.
2,30대의 이탈은 서울의 고령화를 가속화시키고, 고령화는 곧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 악화와 복지 수요 증가, 지역 경제의 붕괴까지 불러올 수 있으니까요.
'헬서울'의 답은 '탈서울' 밖에 없는 걸까요. 다른 곳이 좋아서 떠나는 것과 이곳에서 살 수 없어 떠나는 건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 슬픈 건, 이곳을 떠나게 만든 이들은 따로 있다는 거죠.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서울 왜 '지옥'이 됐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