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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던 딕 체니는 대선 출마를 포기합니다. 그는 언론 검증 과정에서 동성애자인 딸 메리가 상처를 받을까봐 정계를 은퇴하지요. '대통령'이 아닌 아버지로서 '가족 사랑'을 선택한 겁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최고 권력자의 가족은 엄격한 사회적 잣대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거의 다 '자기희생'의 삶을 살게 되죠.
그런데, 아쉽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는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아트 작가로서 받은 정부 지원금 때문이죠.
지난해 서울시문화재단의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1,4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또다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6,900만 원을 지원받았거든요.
그는 야권의 공세에 '저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실패해 정치적 효과는 없고, 오히려 작가로서의 제 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반박했고,
'대통령 자녀로 사는 게 참 피곤한 일이겠다.'는 질문엔 '재밌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대통령의 아들이란 이유로 작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너무 억울한 일입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문 씨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문 씨가 세계적인 작가라면 왜 국내 무명의 작가들과 정부 지원금을 놓고 경합을 벌였고, '축하받을 일'이라고 좋아하며 지원금 선정 소식을 SNS에 올렸을까요. 그리고 글로벌 무대에서의 수상 소식은 왜 들리지 않는 걸까요.
조국 사태 이후 공정에 대해 훨씬 엄격한 잣대가 생겼고, 아빠 찬스에 대한 반감도 그 어느 때 보다 커졌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백성은 가난한 것보다도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을 언급했지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국민들은 남다른 생각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지원금 신청 자체가 아빠 찬스, 공정의 논란을 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이걸 생각했어야 되지 않을까요? 그게 어찌 보면 가족 사랑이기도 하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대통령의 자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