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기
【 앵커멘트 】
법원이 소년범에게 내리는 '6호 처분'을 아십니까?
소년원을 보내기에는 죄가 그리 무겁지 않은 소년범들을 6개월에서 1년가량 교육하는 민간 보호시설인데요.
교화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이런 시설이 턱없이 적은데다 퇴소 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을 위한 보호시설이 부족해 또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있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도심에서 떨어진 산 속에 자리한 경기도 양주 나사로 청소년의 집입니다.
공연을 준비 중인 10대 청소년들이 합주 연습에 몰두합니다.
30명이 넘는 여성 청소년들은 절도나 폭행, 성 관련 비행까지 다양한 범죄로 법원에서 '6호 처분'을 받고 이 곳에 들어왔습니다.
보호관찰보다는 무겁지만 소년원 송치보다는 가벼운 처분으로, 재판부가 죄질뿐 아니라 보호자의 여건도 함께 따져 내린 처분입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도 차단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이곳에 있을 땐 사회의 삐딱한 시선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A 양
- "화가 가라앉질 않는 거예요. 나가고 싶어서 이탈 모의도 하고…. 별로 그러고 싶단 생각이 사라졌어요."
▶ 인터뷰 : B양
- "여기서 그 피아노, 악기를 배우거든요. 아무래도 좀 우울하고 그랬는데. 되게 많이 밝아지고. 요즘에는 의지가 좀 생겼어요."
▶ 인터뷰 : C 양
- "밖에서 어떻게 살았건 얘기를 너무 잘 들어주니까."
▶ 스탠딩 : 김민형 / 기자
- "이렇게 6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은 2019년에만 1,5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설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국에 전담시설은 전국 16곳 뿐이고, 그마저도 전남·강원· 제주처럼 아예 시설이 없는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소년보호시설 관계자
- "정원이 다 차 있는데 법원에서 다시 6호로 보내려고 연락이 오면 저희들이 더 이상 수용능력이 없어서…."
더 큰 문제는 6호 처분을 끝내고 돌아가는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가정과 사회에 있습니다.
6개월에서 1년간 교화과정을 마치고 가더라도 위험한 환경에 다시 내몰리는 겁니다.
▶ 인터뷰(☎) : D 양
- "나와서 원래 만났던 친구들 막 만나고. 그냥 원래 친했던 애들이니까."
▶ 인터뷰 : 박재숙 / 나사로 청소년의 집 원장
- "집으로 돌아갔을 때 모든 것이 그대로라는 거죠. 부모님 그대로, 주변 환경 그대로, 사회 그대로. 제도적으로도 그 차후에 뭐 1년이든 2년이든 관심을 갖고 틀을 만들어주면…."
결국 이들 청소년들이 범죄와의 단절 없이는 다시 되돌아오게 되는 보호시설.
계속되는 범죄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퇴소 후 이들을 돌볼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민형입니다. [peanut@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최진평
#MBN #MBN종합뉴스 #소년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