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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국가보훈처는 매달 6·25 전쟁 영웅을 기리는 포스터를 제작합니다.
지난달엔 기관총 사수였던 공해동 하사가 선정됐는데, 포스터 속 등장 인물은 어이없게도 중공군이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8월 국가보훈처는 공해동 육군 하사를 '9월의 전쟁영웅'으로 선정하고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수도사단 기관총 사수로 참전해 중공군에 맞서 강원도 김화군 일대 수도고지 탈환에 세운 공을 기린 겁니다.
그런데 보훈처 '이달의 전쟁영웅' 페이지에는 유독 공 하사의 포스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포스터 속 장병들이 국군이 아니라 중공군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국가보훈처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겁니다.
전쟁기념관이 6·25 50주년을 맞아 발간한 기념서적에 따르면 이 사진은 중공군이 '최대의 승전'이라고 선전해온 '상감령 전투' 때 찍은 사진입니다.
공 하사가 목숨 걸고 막으려 했던 그 중공군이 전쟁영웅 포스터의 주인공이 된 셈입니다.
보훈처는 포스터 제작을 맡은 민간업체가 공해동 하사의 수도고지 전투 관련 사진을 찾지 못해 서울현충원의 자료 사진을 활용하다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복장만으로도 중공군임을 식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훈처의 검증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종훈 / 정치평론가
- "꼼꼼하게 일 처리를 못한 결과라고 봐야 할 거 같은데요. 이번 정부에서 그런 실수들이 자꾸 발견이 돼서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주의를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배포된 포스터를 폐기한 보훈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료 점검시스템'을 구축하여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