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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전북 익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특정 학생을 왕따시키도록 반 학생들에게 지시했다는 내용,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피해 학생 부모가 교육 당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묵살당한 것으로 MB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제 9살밖에 안 된 초등학생 메모장에 "죽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지은이가 가장 두렵고 무서운 존재는 담임교사였습니다.
▶ 인터뷰 : 지은이(가명) / 왕따 피해 학생
- "저만 벌 받고 맞고,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싶어도 (선생님이) 이야기를 못 하게 해서 속상해요."
지은이 부모는 학교와 지역 교육청에 여러 번 민원을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국민신문고에 진정서를 냈는데, 민원에 답한 곳은 다름 아닌 지역 교육청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이현숙 / 지은이 어머니
- "상급기관에서 해결해주길 바라서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는데, 익산교육청 장학사님이 민원서를 가지고 온 거예요. 오시면서 저한테 증거가 없으면 덮으라고 해서 황당했죠."
며칠 뒤 익산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시정하도록 조치했다"며 상급기관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MBN 취재 결과 익산교육청은 해당 교사와 피해 학생 면담은커녕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장학사의 해명은 더 황당합니다.
▶ 인터뷰 : 익산교육청 장학사
- "바쁜 시기기도 하고…."
- "바쁘셨어요?"
- "예."
- "이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이나 책무인가? 판단이 안 선 거죠."
피해 학생은 수개월째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교육 당국의 대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