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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MBN데이터취재팀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농어촌보다 오히려 대도시의 독거노인들이 빈곤과 공공복지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버타운이 그 대안일 텐데, 이상하게도 중산층은 공공시설에 입주할 자격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포커스M 민경영, 김도형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노원구에 있는 사설 노인시설입니다.
한 독지가가 사비를 털고, 기부를 받아 운영하는 곳인데,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봉사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활동이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독거노인
- "여기도 요즘에 후원금이 안 들어오니까 굉장히 힘들어…여기도 지원을 좀 해주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기서 점심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먹으니까…."
▶ 스탠딩 : 민경영 / 데이터전문 기자
- "이곳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약 57%로 충청남도 청양군의 3배가 넘는데요. 그러나 독거노인 1명에게 돌아가는 복지 예산은 오히려 20%가량 적습니다."
▶ 인터뷰(☎) : 이호선 /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과 교수
- "(노인) 고독사가 어느 지역에서 많이 일어나는가 살펴보면 대개 농촌지역이 아니라 도심지역이라는 게 명확하고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MBN데이터취재팀은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의 독거노인 1인당 생활지원사와 복지시설 수, 복지 예산 등을 표준점수로 변환해 독거노인 취약도를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의 독거노인 취약도를 매우 취약부터 매우 양호까지 5단계로 분류해봤는데요.
전국에서 독거노인 취약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바로 대구광역시 남구였습니다.
노인복지시설은 전국에서 가장 부족했고 기초생활수급자 비율도 매우 높았습니다.
반면, 노인 예산은 전국에서 20번째로 부족했죠.
서울 종로구와 동대문구 등이 뒤를 이었는데요.
대도시 중 90%가 매우 취약과 취약으로 분류됐지만, 중소도시와 농어촌은 4.8%에 불과했습니다.
MBN은 KDX한국데이터거래소를 통해서 전국 독거노인 취약 지도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바로 실버타운인데요. 과연 실태는 어떨까요?
【 기자 】
▶ 스탠딩 : 김도형 / 기자
- "저는 서울 자양동의 한 민간 실버타운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은 도심형 실버타운으로, 호텔식 주거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내부는 어떨까요? "
식사와 청소부터 24시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격은 보증금 10억 원에 월 관리비 400만 원입니다.
웬만한 직장인 월급입니다.
돈이 있다고 당장 입주하지는 못합니다.
▶ 인터뷰 : A 실버타운 관계자
- "6개월이나 1년 후라도 방이 나오는 대로 입주를 원하시면 미리 신청을 해 두시긴 해야 해요."
또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B 실버타운 관계자
- "우선 대기는 해 놓으셔야 해요. 특히 인기있는 타입은 오래 기다리시기 때문에…."
▶ 스탠딩 : 김도형 / 기자
- "그렇다면 공공 실버타운은 어떨까요. 이곳은 위례신도시에 있는 한 공공 실버타운 단지로, 160여 세대가 들어와 있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10여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65세 이상 저소득층이나 국가유공자들만 입주 대상입니다.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의 입소 인원은 8000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의 0.1%도 안 됩니다.
▶ 인터뷰 : 실버타운 입소 대기자
- "공공임대는 갈 수가 없고, 민간은 대기 기간도 길고 금액도 비싸고 다양하지 않은 거 같아요, 알아보니까.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으면…."
사실상 중산층 노인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실버타운 공급은 왜 제자리 걸음일까.
앞서 정부는 노인 상대 분양 사기가 잇따르자 임대만 가능하게 법을 개정했습니다.
사업자는 메리트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영식 / 노인주거복지협회 부회장
- "토지도 있어야 하고 건축 자금도 있어야 하잖아요. 장기 저리 대출을 활성화해 주는 제도들이 있잖아요, 그런 게 없는 거예요. 감히 뛰어들 수 없는 시장인 거죠."
선진국은 민간주도로 사업이 이뤄집니다.
미국은 노인주거시설의 70% 이상을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일본은 유료노인홈협회가 실버타운 공급에 참여합니다
▶ 인터뷰 : 김영선 /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
- "노인 주거 시설에 대한 수요는 매우 크다고 봅니다.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미리 경험한 국가에서는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민간 실버타운 공급을 장려할 제도 마련부터 시급한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강기윤 /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 "노인 주거시설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에서 많이 공급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 인구 1천 만 시대.
체계적인 관련 법 정비가 시급합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 nobangsim@mbn.co.kr ]
영상취재 : 변성중·김현우·김진성 기자, 양희승 VJ
영상편집 : 김경준
인터랙티브맵: 김미진(K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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