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야경으로 도심 야간 관광명소가 된 제주 이호 매립지가 행락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소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밤하늘을 수놓는 수만 개의 등불들.
이호매립지에 마련한 등불축제장입니다.
지난달 5일 개막한 이후 3만 5천여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아 여름 밤의 낭만을 즐기면서 제주 야간관광 상품이 됐습니다.
▶ 스탠딩 : 김소라 / KCTV 기자
- "아름다운 밤바다와 등불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 이호 매립지, 하지만 날이 밝으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풀숲 사이사이마다 행락객이 버리고 간 컵라면 용기와 과자 봉지가 수북하고 도로에 뒹구는 닭 뼈와 맥주 페트병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불을 피우는 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고기를 구워 먹은 흔적도 발견됩니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양심에 각종 벌레가 들끓고 악취는 점점 더 심해집니다.
▶ 인터뷰 : 진봉월 / 제주시 이호동
- "저 혼자만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와서 먹으면서 즐기면 좋잖아요. 음식 먹다가 버린다는 자체가 안 좋죠.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데…"
매립지 상황이 이런데도 관계자들은 책임 떠밀기에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이호동사무소 관계자
- "주최 측에서 개인 청소업체에 위탁해 처리하는 걸로 해서 우리한테 연락이 와서…"
▶ 인터뷰 : 여행사조합 관계자
- "기획사 전화번호 하나 드릴게요."
▶ 인터뷰 : 등불축제 운영위원회 관계자
- "저희가 스태프들 출근하면 한 바퀴 돌면서 하죠. 2월에 해수욕장 주변에 노점이 있거든요. 그쪽에서 나오는 게 더 많은 것 같은데…"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지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내 것처럼 아끼고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행정 당국의 작은 관심이 아쉽습니다.
KCTV뉴스 김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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