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SNS로 쌍둥이 자매 출국 사진 전해
이재영·이다영 "평생 사죄…기회줬으면"
이재영·이다영 "평생 사죄…기회줬으면"
학교 폭력 논란으로 국내 활동이 어려워지자 그리스 리그에 진출한 쌍둥이 배구 자매 이재영·이다영(25)이 어제(16일) 출국한 가운데, 이들이 입단할 PAOK 테살로니키 구단이 자매의 출국 소식을 전하며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라고 전했습니다.
'학폭 논란' 쌍둥이 자매, 16일 출국…"테살로니키 온다"
오늘(17일) PAOK 구단은 SNS에 "쌍둥이들이 테살로니키에 온다"라는 문구와 함께 자매의 출국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구단이 올린 트윗에 팬들은 "쌍둥이들을 잘 지지해달라", "너무 기쁘다" 등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스 현지 매체 포스톤 스포츠는 쌍둥이 자매의 출국 장면을 공개하며 "이재영·다영 자매는 한국 언론의 카메라를 피하려고 노력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인터뷰 등 언론 대응은 없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이재영과 이다영은 어제 오후 늦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습니다. 이들은 터키를 경유해 그리스에 입국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지난 2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당시 폭로 글에는 '(쌍둥이 자매가) 칼로 위협했다', '부모님 욕을 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논란이 확산하자 이들의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과 대한민국배구협회는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국내 리그에서 뛰기 어려진 자매는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와 계약을 맺어 해외 진출을 시도했으나 대한민국배구협회가 학폭 논란에 따른 사회적 물의를 이유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하면서 이적에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제배구연맹(FIVB)이 '자매가 받아야 할 벌은 한국에 국한된다'는 입장을 전하며 ITC 발급이 성사됐고, 결국 PAOK 테살로니키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팬들과 피해자들에 평생 사죄…국내 복귀는 용서받으면"
자매는 그리스로 떠나기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지고 배구 팬들과 학창 시절 폭력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고 반성하겠다"는 심정을 전했습니다.
이재영은 "이번 사건을 통해 운동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배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며 "속상하기도 했지만 배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다영도 "국내에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매는 피해자들과 만나 진솔하게 얘기를 나누고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자매는 "저희의 잘못된 행동에는 당연히 책임을 지고 평생 사죄해야겠지만, 하지 않은 일까지 마치 모두 가해 사실로 알려져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객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을 만난다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 친구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겠지만 한 번이라도 기회를 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가정 폭력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이다영은 "여자로서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라면서 "유명인으로서 부당하게 협박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법이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한국 복귀 시점에
한편, 이들이 뛰게 될 그리스 리그는 지난 9일 개막했습니다. 현지 매체는 이들이 테살로니키에 도착한 후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데뷔 시점을 조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