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서형배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위원장이 GTX-D 노선 서울 강남권 직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이윤식 기자] |
지난 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경기 김포시, 인천 검단신도시 주민들이 GTX-D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했습니다. 이날 삭발을 한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이하 김검시대)'의 서형배 위원장(45·김포시)은 "김포에는 2019년에야 겨우 꼬마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이 들어서는 등 푸대접 받아왔다. 이번엔 제대로 교통망을 받는가 했는데 김부선(김포-부천선)이 웬말이냐"고 분노했습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2016~2025년)'을 발표하며 김포 장기와 부천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방안(GTX-D)을 내놨습니다. 이 노선을 서울까지 직접 연결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 10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점과 수도권지하철 2·9호선과 노선이 중복되는 점 등이 꼽힙니다.
국토부 발표 직후부터 김포, 검단 주민들은 지역 내 촛불시위, 청와대 앞 시위, 국토부 세종청사 앞 시위 등을 하며 정부에 'GTX-D 강남 직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집단행동에 공감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일각에선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김검시대 활동 보도 기사에는 "교통 인프라가 나빠도 그걸 감수하고 집이 저렴한 곳으로 간 게 아니냐" "그럴거면 수도권 다 강남 직결 철도를 놔 줘야 하는게 아니냐"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서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런 '집값 프레임'에 반박했습니다. 그는 "김포와 검단은 2기신도시인만큼 교통 대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포에 입주한 시민들은 정부의 그런 약속을 믿고 여태 기다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나는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무주택자"라고 덧붙였습니다.
↑ 지난 4일 청와대 앞 'GTX-D 강남 직결 요구 삭발식' 옆에서 김포 시민으로 밝힌 한 여성이 응원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이윤식 기자] |
김포, 검단 지역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며 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일 김포를 지역구로 둔 김주영(김포갑)·박상혁(김포을) 국회의원은 국토교통부 세종시 청사 앞에서 GTX-D 강남 연결을 요구하며 삭발 시위를 했습니다. 서 위원장은 "그간 김포 지역 교통이 발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선출직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삭발 시위에 참여한)두 국회의원의 행동은 감사한 것"이라면서도 직접적인 성과를 주문했습니다. 김하영 김포시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5호선(김포한강선)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김주영, 박상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진호, 홍철호 당협위원장 네 분과 자리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 위원장은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검시대는 5일 오후에도 김포시 장기동 한강중앙공원, 풍무동 새장터공원, 마산동 호수공원 등 3곳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단체행동을 이어간다고 예고했습니다.
한편 국토부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안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고시할 계획입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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