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에 달하는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 사이 1년 중 가장 경건한 시기인 금식월이 지난 주말에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경기 침체와 신종플루 때문에 예년보다 다소 우울한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김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일몰 후 예루살렘 구도시에서는 전통적인 대포 소리가 울려 퍼지며 당일 금식의 끝을 알립니다.
이슬람 신자들은 하루의 첫 식사를 하려고 가족, 친지들과 모여 앉습니다.
금식월인 라마단은 이슬람 음력 달력으로 9번째 달입니다.
이 기간에는 해가 떠있는 동안 경건한 마음으로 일체 음식 섭취나 흡연을 하지 않고, 해가 진 후 잔치 분위기 속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식사를 함께합니다.
하지만, 이런 훈훈함 속에서도 올해는 불황 탓에 대규모 자선 행사를 찾아보기 어렵고, 일반 가정의 씀씀이도 줄었습니다.
▶ 인터뷰 : 하이더 카심 / 바그다드 시민
- "올해는 가격이 많이 올라 예년에 비해 많은 준비를 못 했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려고 설치하는 대형 텐트도 신종플루 때문에 금지됐습니다.
여기에 상당수 중동 국가들이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해 아예 싸우디 성지순례를 금지한 탓에 가라앉은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단, 이라크에서는 일시적으로나마 화합을 향한 희망이 엿보입니다.
종파 갈등으로 무자비한 투쟁을 벌여온 무슬림 수니파와 시아파가 금식 기간을 동시에 시작한 겁니다.
이는 지난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6년 만으로, 종파 화해의 전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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