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안 가져왔네요. 휴대폰 맡길 테니 담배 먼저 주세요."
올해 4월 부산 한 편의점에 40대 남성 A 씨가 담배를 사러 왔습니다.
A 씨는 담배 10보루 결제에 앞서 종업원 B 씨에게 지갑을 안 가져왔다며 본인 휴대폰을 내밀었습니다.
B 씨는 곧바로 지갑을 가져와서 계산하겠다는 A 씨 말을 믿고 담배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A 씨는 편의점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을 보관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착각이었습니다.
A 씨 휴대폰은 실제가 아니라 휴대폰 판매점에 전시된 모조 휴대폰이었습니다.
최근 부산지역 편의점에서는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지갑을 안 가져왔다는 핑계를 대며 모조 휴대폰을 맡기고 담배만 챙겨 사라지는 수법에 피해를 본 편의점만 15곳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편의점 등에 설치된 CCTV 50대 이상을 분석해 동선 추적에 나섰습니다.
사건 실마리는 의외의 장소에서 풀렸습니다.
A 씨를 추적하던 수사팀은 한 여관 베란다에 걸려있던 운동화를 발견하고 여관을 급습했습니다.
이 운동화는 A 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관이 CCTV에 노출된 것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여관에서 검거된 A 씨는 편의점에서 훔친 225만 원 상당 담배 50보루를 갖고 있었습니다.
A 씨는 그동안 훔친 담배를 싸게 처분해 생활비로 썼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에 앞서 시내 휴대폰 판매점 여러 곳을 돌며 전시된 모조 휴대폰 15대를 훔쳤
이어 편의점 중에서 사회 경험이 부족한 나이 어린 종업원이 근무하는 곳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A 씨는 결제 대신 모조 휴대폰을 건네고 편의점 1곳당 5∼10보루 담배를 받아 달아나는 수법으로 모두 626만 원 상당 담배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A 씨를 구속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