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누가 수비형 외인이라고 평가했는가. 수비만큼이나 잘하는 공격이다. ‘팔방미인.’ 딕슨 마차도(28·롯데)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롯데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가진 kt와 2020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7-2로 이겼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거둔 개막전 승리이자 허문회 감독 부임 후 첫 승리다.
투·타에 걸쳐 kt를 압도한 롯데였다. 선발투수 싸움만 근소하게 밀렸을 뿐이다. 허 감독의 계산대로 스트레일리가 5회까지만 던졌다면 최상이었을 터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내용이었으며 기분 좋은 결과였다.
↑ 롯데 외국인 타자 마차도가 5일 열린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7회초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승리의 일등공신은 마차도였다. 폭넓은 수비 범위와 동물적인 감각으로 튼튼한 내야를 만들었다.
8회 2사 1루에서 유한준의 내야안타에 2루까지 간 강백호가 순간적으로 베이스에 발이 떨어졌다. 마차도는 재빠르게 태그했다. 순식간이었다. 그는 “특별한 건 아니다. 그냥 본능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공격은 더 잘했다. 마차도는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을 올렸다. 0-1의 5회 무사 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리더니 1-2의 7회 1사 1, 2루에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김재윤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이 한 방으로 흐름이 뒤바뀌었다. 그리고 ‘노림수’가 통했다. 마차도는 “속구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염두에 두고 타격했다”라고 밝혔다.
허 감독은 “마차도가 수비만 잘해줘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공격까지 잘해주니 기분이 좋다”라고 만족했다.
의외로 공격도 잘한다는 이야기에 마차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그는 “나를 가리켜 수비형 외인이라고 평하는 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난 평범한 야구선수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도 열심히 한다. 수비를 할 때나 타석에 설 때나 항상 ‘내가 최고’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스스로 강조했듯 ‘노력’은 마차도를 상징하는 단어다. 어느 한 부분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잘하는 게 있다면 더 잘하기 위해, 부족한 게 있다면 보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마차도는 허 감독이 놀랄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 ‘연습벌레’ 스타일이다. 144경기 중 한 경기를 치렀다. 갈 길이 멀다. 마차도는 롯데 반등의 열쇠를 쥔 선수 중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한 허 감독은 “마차도가 주전 유격수로 풀시즌을 소화해줘야 한다. 체력 관리가 중요한 만큼 훈련량을 좀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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