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13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임시휴업을 내건 상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27일 한국은행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가 78.4를 기록했다. 2월 96.9보다 18.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지수화한 지표다. 100보다 높을수록 낙관적, 100보다 낮을수록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국민들이 느끼는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위축됐다는 의미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금융위기 여파가 휘몰아치던 지난 2009년 3월 72.8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데 더해 낙하 속도도 가팔랐다. 한 달 사이 18.5포인트가 하락한 것은 월간 소비자심리지수 공표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소비자 심리 위축이 '역대급'으로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 현재경기판단은 28포인트 급락해 38까지 떨어졌다. 2009년 3월 34포인트 이후 가장 낮았다
↑ 평소보다 방문객이 줄어든 종로 통인시장 전경. [매경DB] |
이에 따라 임금전망도 역대 최악으로 나타났다. 임금전망은 109포인트로 전월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통계를 집계한 이후 임금전망이 11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임금전망은 향후 1년 뒤 자신의 임금 수준을 묻는 것인데, 대개 임금은 매년 오르는 경향이 있어 11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전례가 없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과 같은 1.7%로 나타났다. 다만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이 4.2%로 나타나 역대 월간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아직은 소수지만 코로나19로 경기가 차갑게 식어 물가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응답이 역대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난 것이다.
회복이 언제 이뤄질지도 막막하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8년 10월 급락한 뒤 1월에 잠시 반등하다 다시 3월에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이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소비자가 경기회복을 체감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 올해 초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의 전경. 문을 닫은 점포가 많다. [매경DB] |
경기 전반이 코로나발 꽃샘추위에 시달리는 반면,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훈풍이 불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택가격전망은 112포인트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해 7월 106으로 기준선(100)을 넘
이번 소비자동향조사는 3월 10일부터 3월 17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개 가구를 대상으로 벌여, 2364 가구의 응답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성 교수는 "소비심리 개선은 결국 코로나 확산이 언제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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